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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관한 책이 이제 적지 않게 출간되었으나 그럼에도 새 책이 출간되면 반갑다. 반복되는 설명이 있어도 어딘가에는 새로운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문장으로 서술되기만 해도 반갑다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 책은 지리보다는 역사에 가깝다. 그 역사도 주로 왕실의 이야기다. 여기서 굳이 왕실이라고 한 것은 왕 개인보다 그 가족의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왕의 부인과 그 아들들. 왕실답게 하나같이 복잡한 존재들이다. 백성들 입장에서 보면 평범한 것이 오히려 비범한 집안 이야기.

 

책의 얼개는 대체로 연대순이다. 경복궁 근정전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니 개국과 천도가 등장하는 건 당연하겠다. 이어 태종, 단종으로 질주하는데, 단종이 옥새를 내준 곳이 바로 경회루란다. 나머지는 노산군이 된 단종의 이야기일 수 있는데 저자는 남은 부인의 모습을 짚는다.

 

책에는 수 많은 왕자들과 대비들이 등장한다. 왕에 이르지 못한 이름들, 혹은 남편이 일찍 죽은 이름들. 물론 이름보다는 존호로 지칭되는 경우가 많으니 그들이 단순한 개인들이었을 리 없다. 결국 그들은 살아서만큼 죽어서도 복잡한 사연을 이어가는데 그게 무덤의 위치, 합장자의 이야기들이다.

 

신기하게 조선의 국왕과 비 중에 원래의 무덤에 곱게 묻혀있는 이가 드문 듯하다. 영화 <파묘>의 이야기가 왕실에서 일상이었던 것이다. 널리 알려진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부터 그런 파묘의 대상이었으니 당연하기도 하겠다. 시내 한복판이 되어버린 선정릉에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진 그 파묘와 이장의 이야기가 숨어있으니 덕분의 서울 인근이 왕릉 일주라고 해야 할 명분이 생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