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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만 보면 부자들 열전으로 오해하기 딱 좋겠다. 그래서 메디치, 로스차일드, 푸거 등이 줄지어 나올 만하다고 짐작하겠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을 설명하는 단서는 표지의 맨 아래 짤막하게 나온다. 신은 어떻게 인간을 탐욕의 노예로 만들었는가.

 

정확히 말하자면 어떻게 종교는 인간의 경제적 욕심을 허용하고 조장했느냐는 이야기다. 그래서 책을 이루는 23개의 꼭지에는 거의 모두 종교의 이름들이 들어있다. 일단 유대교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법치국가를 배경에 갖지 않은 유대교는 신의 이름으로 신용과 여신을 가능하게 했고 그래서 고대에도 고도의 결제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

 

이어 크리스트교, 유교,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가 줄지어 등장한다. 그런데 크리스트교를 제외한 종교들은 경제 발전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이슬람이 문제였는데 저 이름은 ‘양도’라는 상거래 용어에서 유래했지만 이자를 불허하는 교리 때문.

 

가장 중요한 순간은 칼뱅이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기는 하나 열심히 일하여 보수를 얻는 것이 바로 신의 뜻을 실천하는 길이라는 신념이 생겼다는 것이다. 저자는 프로테스탄트 대다수가 부르주아였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이들이 사회계약설의 이념을 갖고 정치적 자유까지 얻으려 투쟁했다는 이야기.

 

이 장구한 이야기를 길지 않은 분량의 책에 구겨넣어 얻게 되는 장점은 전체를 조망하는 문장들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책에서 신기한 것은 이처럼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저자 소개를 e북에서 찾을 수 없었다는 사실. 역자 소개는 있는데. 원제도 좀 찾기 어려운데 일본 아마존에서 간신히 찾아 번역하자면 ‘경제를 읽고 해석하기 위한 종교사’ 정도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