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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온 사진엽서

< 조선에서 온 사진엽서 / 권혁희 / 민음사 >

사진, 인쇄술, 우편제도가 합쳐지면 무엇이 나오나. 답은 사진엽서다. 그러나 저자의 대답은 그 너머로 이어진다. 제국주의다. 근대와 산업화와 제국주의가 맞물려 있던 시기에 제국주의자가 사진엽서를 통해 들여다 본 조선의 모습이 미개와 야만의 이미지였음이 이 책에 담겨있다.

근래 보기 힘들게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과 분석이 들어있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진엽서라는 일상적인 물건(혹은 제도, 장치?)을 통해 제국주의의 시선을 읽어내는 저자의 힘은 이 책이 <2005 올해의 논픽션상>(이 상이 어떤 상인지 사실 나는 모르고 초판을 낸 책이 어떻게 앞서서 그 상을 받았는지도 모르지만…)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신뢰를 갖게 해준다. 이 수많은 사진엽서을 모아 넣은 저자의 노력도 감탄할 만 하다.

사실 화인더 안의 인물은 사진기를 들고 있는 자에게 종속된다. 그 관계가 일상에서 평등하더라도 “하나, 둘, 셋!”의 시간 동안은 불평등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불평등한 구조가 일상에서 이미 형성된 비대칭의 구도를 어떻게 확대부각시키고 인쇄와 우편을 통해 고착화된 이미지로 변해나가는지를 이 책은 이야기한다. 결국 사진엽서가 박물관, 동물원과 같이 제국주의의 승전 전리품이라는 사실은 섬뜩하다.

그러나 이 책의 결론은 더욱 섬뜩하다. 이미 한 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 사진기를 든 일본인들이 만든 고착화된 이미지를 우리는 스스로 사진첩에서 재생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 우리는 누구인가를 이 책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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