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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자연을 서술하는 언어다. 여기서 자연은 생물학 책에서 등장하는 단어가 아니라 그냥 모든 것이라고 해야 하겠다. 말하자면 nature가 아니고 cosmos를 지칭하는 단어일 것이다. 그 수학을 서술하는 단어는 수다. 그리고 십진법을 선택하고 있는 우리에게 그 수는 1부터 9까지. 그럼 0은? 0은 그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른 책 한권을 요구한다. 존재의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책은 1부터 9까지 차근차근 각각의 수가 어떻게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소개한다. 우선 1의 질문은 이렇다. 과연 1은 간결하고 완전하며 일관성있는 존재인가. 아무리 곱해도 원래의 존재가 유지되는 수. 첫번째 소수. 질문을 되씹는 순간 2, 3, 4의 숫자들이 각각 범상치 않은 의미를 모두 독립적으로 갖고 있음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신기하게 이 책은 그런 각 숫자의 독립적 가치를 끝까지 파헤치고 있다.

 

숫자가 서술하는 자연이 광범한 대상이므로 책이 거치는 과정도 종횡무진이다. 천체, 물리에서 문학, 음악을 모두 거친다. 주목할 점은 그냥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확실하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화성학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갖고 농도깊은 음악취향을 갖고 있지 않으면 도저히 찾아낼 수 없는 설명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한다. 그러니 제시되는 수학적 사례들은 말할 것도 없다. 책의 1/3 정도는 이해를 포기하고 넘어가야 할 수준이다. 중요한 것은 수학적 이해가 아니고 수가 갖는 의미일 것이니 그런 포기에 대한 면죄부를 스스로 발부하면 될 일이다.

 

이 책에도 여전히 로저 펜로즈가 등장한다. 스티브 호킹과 함께 이론 천체물리학을 다루는 책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 인물은 참으로 궁금한 존재다. 도대체 어느 정도의 성취를 이룬 인물이기에 그처럼 곳곳에 등장하는 생존인물일까 하는 궁금증. 그리고 그의 설명을 그의 하나도 이해할 수 없는 막막함이 공존하는 존재. 짐작에 지명도로 보아 실험물리학자였으면 노벨상을 이미 받지 않았을까. 그러나 노벨상은 실험중심의 수상원칙을 갖고 있다고 한다. 어차피 내가 노벨상 심사위원도 아니고 요즘 노벨상 수상자들이 이룬 업적의 내용을 들어도 알 수 없으니 내가 괘념할 일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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