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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로 보면 현대고 공간으로 보면 한국이다. 그곳의 과학기술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풍경이 어떤 것이냐는 이야기다. 현대의 일상에서 과학기술이 들어있지 않는 곳이 없을 것이니 거의 전 사회풍경이 다 담긴다고 해야 할 것이다. 거의 다를 확인이라도 시키듯, 책에는 경운기 이야기까지 들어가 있다.

 

저자는 다섯 명이고 소위 인문계, 자연계 출신이 섞여있지만 놀랍게 글의 논지와 문장들이 정리되어 있다. 적당히 엮어 던진 단행본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저자들은 각각 인간 농장, 동력의 기술, 저항과 순응, 놀이와 노동, 매끄러움 정도의 키워드로 과학기술의 소재들을 호출하여 사회를 설명한다. 글이 와닿는 것은 독자들이 사는 세샹의 현재형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에 기차 오타쿠들이 많다고 하는데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도 분명 거기 빠지지 않을 듯 하다. 386세대의 유년기 기억에 간신히 걸쳐있는 노면전차로부터, 3천마력짜리 디젤기관차, 10만마력짜리 컨테이너선이 여기 등장한다. 디젤기관차의 기관실에 실제로 타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저자는 기어이 거기 들어간 체험을 책에 녹여낸다. 흥미롭지 않을 길이 없다.

 

과학기술의 분야 중 한국이 독창적으로 만든 것이 과연 있을까. 뭔가 군색해지는 상황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것이 김치냉장고다. 무릎을 칠 일이다. 아파트가 주거의 기준이 되면서 해결되지 않던 김치독을 고민해야 하는 유일한 국가가 한국일테니. 저자는 그럼에도 그 냉장기술은 들여왔을 것이니 그 김치냉장고는 한국 것인지 아닌지 묻는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사실 가장 첫 꼭지일 것이다. 바로 핵발전소다. 핵이 아니고 원자력이라는 단어로 치환되어 있지만 결국 그 건립과 논란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가 책에는 서술되어 있다. 꼭지의 제목이 “핵에 대한 무책임의 산물”이니 내용은 충분히 독자를 허탈하게 할 만하다. 이 꼭지의 저자가 맺는 문장은 이렇다. 핵자본주의에 최적화된 국가가 된 한국이 이제 “대답을 회피할 수 있던 시대는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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