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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도서관에서 <朝鮮民族>이라는 책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사진으로 이루어진 책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은 곳의 다양한 모습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를 놀라게 했던 그 책의 학문적 설명이겠다. 한국인, 조선인, 코리안이 다 같고도 또 다른데 그럼 우리는 도대체 뭐고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

 

질문이 근원적이다 보니 대답이 무지막지하다. 이제 2권까지 나왔고 앞으로 세 권이 더 나올 예정이라는 이 시리즈의 각권 분량은 본문만 쳐도 400쪽을 넘나든다. 그 공간이 다 필요한 이유는 한국인을 형성시키는 모든 변수를 모조리 잡아내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선택한 방법은 그 다양성의 뿌리부터 모조리 들춰내는 것이다. 저자가 이를 종착점이 그것들의 교집합일지 합집합일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5권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저자가 짚어내는 한국인은 6자회담에서 등장하는 바로 그 변수로 표현되어 왔다. 친중위정척사파, 친일개화파, 친미기독교파, 친소공산주의파, 인종적민족주의파. 1,2권에서는 친중위정척사파와 친일개화파까지 등장한다. 이들의 등장배경이 전혀 다르다보니 두 권의 책은 전혀 다른 분위기로 읽힌다. 공통점이라면 그 근원이 되는 중국의 사상, 일본의 근대 전체를 조망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점.

 

1권의 주제는 성리학이겠다. 역사책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그 주자성리학의 정체가 궁금하면 바로 이 책을 읽어야 하겠다. 2권의 주제는 일본 근대사겠다. 그 말미에 조선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얹혀서 남의 손에 의해 바뀌어갔는지가 설명된다. 1권보다 2권은 읽기 불편하다. 바로 우리의 이야기인데 거기 놀랄만큼 무지하고 무능한 과거가 빼곡하게 들어있기 때문이다. 지금 국제사회에 한국의 외교부장관이 나가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다.

 

책은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우선 머리 속에 파편적으로 들어있던 정보가 인과관계에 얽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맛이 만만치 않다. 저자가 선택한 정공법도 큰 역할을 한다. 원전을 읽고 확인하여 서술하는 것이다. 그래서 책에는 빼곡한 원전의 출처 외에는 인용이 따로 없다. 자신의 논지에 대해 확신에 가득한 저자가 현재형 문장으로 써낸 원고가 아마 그 박력을 더하고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권하기는 쉽지 않은 책이다. 그러나 나와 우리가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이면 꼭 읽어야 할 책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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