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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책은 반성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이 만든 사회에 대한 반성문이다. 그 영향이 오늘까지 이르고 있으나 여전히 상대방을 잘 모르는 현실에 대한 반성문. 굳이 책 제목을 그리 붙인 것도 우리가 잘 모르고 있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겠다. 반성을 위해 들여다 봐야 할 것이 바로 일본의 에도시대고.

 

책에는 대비가 되는 사건이 등장한다. 조선에 <대동여지도>가 있다면 일본에는 <이즈노>가 있다고 한다. 이 일본 최초의 실측지도를 그린 이노 다다카카는 나이 50대에 지도제작에 착수한다. 1800년 홋카이도에서 시작한 9인의 측량대가 6개월에 걸쳐 측량한 데이터는 지도가 되어 막부에 제출된다. 막부는 동일본 전체의 지도제작을 의뢰하고 결과물에 영예와 포상으로 전폭적으로 보답한다. 이 책에 등장한 그 지도의 사진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엇비슷한 시기에 어찌 죽었는지도 모르는 김정호의 이야기와 너무 다른 결말이다.

 

도공 이삼평의 이야기는 이제 알려질만큼 알려져있다. 책은 그 과정을 좀더 자세히 설명한다. 책에 등장하는 이삼평은 지칠줄 모르는 호기심과 개발의욕의 소유자다. 도자기의 신이 된 그는 조선보다 훨씬 뒤처졌던 일본도자기를 세계 최고로 올려놓는다. 그가 조선에 있었다면 이름 석 자가 지금 남아있었을까. 결국 개인이 문제가 아니고 사회제도와문화의 문제라는 것.

 

책은 출판, 교육, 의학, 사전, 의류, 화폐가 어떻게 에도시대에 화려하게 꽃피었는지 설명한다. 그 배경에 깔려있는 가장 중요한 두 제도는 참근교대와 천하보청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쇼군이 다이묘들에게 부과하는 공공사업역무였던 천하보청이 어떻게 에도를 자극하고 발전시켰는지의 과정은 읽는 내내 감탄이 나온다.

 

저자는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일본에 근부하던 외교관이었다. 외교부를 퇴직하고 현재 서울에서 우동집을 경영하는 엘리트 저자가 이런 반성문을 쓴 것은 일본과 한국에 대한 애정 때문일 것이다.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대상이고 이미 주어진 상수이기에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대상들에 대한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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