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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야하게 제목을 붙이려고 했지만 대개 그렇듯이 원래의 부제가 책 내용을 가장 잘 설명한다. 내밀한 집의 역사(An Intimate History of Home) 정도 되겠다. 문제는 얼마나 내밀하면 내밀하다고 할 수 있을까하는 것인데 이 책의 내용은 참으로 시시콜콜하게 내밀하다. 사람이 앉는 자세, 식사하는 방법, 방귀뀌는 일까지 모두 등장해서 집과의 연관을 들춰보여준다.

 

서술의 주어는 일반화된 우리가 아니다. 영국의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내밀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놀랍게도 우리가 사는 집이 이들의 집과 유사해졌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이루는 큰 꼭지인 침실, 거실, 욕실, 부엌을 다 갖춘 집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과 같은 주택에서 살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분명 아니다. 그런데 영국인들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책에서 찾아보여주는 주택 안의 영국인들 역시 지금 기준으로 보면 황당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살아왔다. 그 내용을 문장으로 봅아보자면 이렇다. “옷장은 원래 가구가 아니라 전담 하인들이 딸린 별도의 방이었다.” “침실은 원래 취침뿐 아니라 기도와 공부를 위한 장소였다.” 

 

아직 영어로 남아있으면서 요즘 우리의 주거를 규정하는 중요한 단어가 바로 프라이버시다. 과거의 우리에게 분명 존재하지 않았던 이 단어가 이 책에서는 ‘사적자유’로 옮겨져있다. 이 단어를 발견한 것만 해도 이 구구절절한 책을 읽은 가치를 찾을 수 있겠다. 실제의 가치라고 한다면 우리의 주거를 완전히 생경한 시각에서 새롭게 볼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갖게 되기도 했다는 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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