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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가 되는 길은 가시밭길이다. 우선 선천적으로 될 수 있는 자질을 점지받았어야 한다. 이건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 자질에다가 밥먹고 매일 피아노 앞에 앉아있어야 하는 연습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피아니스트가 아니고 동네 피아노 교습소 원장을 넘기 어렵다. 게다가 피아노는 대개 혼자 연습을 해야 하는 악기이므로 성격도 이상해지기 쉽다. 전설의 괴짜들은 거의 피아니스트에 모여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저자의 무공은 만만치 않다. 연주의 무공이 아니고 인문학적 내공을 말하는 것이다. 책 표지에 쓰인 ‘한 피아니스트의 인문학적 레파토리’라는 문장이 허튼 것이 아니다. 정상적 인생의 상당부분을 잘라내야 연주자로서 피아니스트라고 불릴 수 있는 직업을 가진이가 쓴 글이라고는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상투적 단어들로 범벅이 되곤 하는 음악연주자들의 글과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 관한 책도 그렇듯이 음악에 관한 책도 읽다보면 답답해지곤 한다. 직접 보지 않은 영화 서술이 와닿지 않듯히 들어보지 못한 음악이라면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피아노 곡에 대해 최소한의 관심도 없던 독자를 위해 책에는 추천 음악이 CD로 붙어있는 포맷이다. 소위 클래식이라고 분류되는 음악이 어렵지 않느냐는 사람들도 있든데 내게는 요즘 댄스음악이 더 어렵다.

 

피아니스트의 기인이라면 글렌 굴드를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그가 거론되면 바하의 <골드베르크변주곡>이 빠지지 않는다. 이 책에서도 <골드베르크변주곡>에서 그의 2005년 녹음과 1982년 녹음을 추천곡에 올려놓고 있다. 참고로 그의 55년 데뷔녹음도 있는데 82년 녹음의 연주시간이 51분인데 비해 55년 녹음은 38분이다. 전혀 다른 연주라는 이야기. 요즘 내게는 시몬 디너스타인(Simone Dinnerstein)이라는 미국 젊은 아줌마의 감성적인 연주가 더 와닿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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