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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의 문제가 아니고 플라스틱 사용의 문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플라스틱구유에 얹히고 플라스틱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플라스틱 포장에 담긴 걸 먹고살다가 죽는 순간까지 플라스틱튜브를 매달고 있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의 모습이다. 그러니 플라스틱을 빼놓으면 생활이 불가능해진 사회에 들어선 것같다.

 

말 그대로 플라스틱은 유연하다. 얼마나 유연하게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는지 책을 읽으면서 여러 곳에서 깜짝 놀랐다. 매일 쓰는 크레딧카드를 지칭하는 영어단어가 plastic이고 성형수술은 plastic surgery다. 플라스틱은 청량음료로 담는 용기로 병을 대체하면서 콜라, 맥주의 대용량 포장세계를 일궈냈다. 생수시장도 페트라고 하는 플라스틱이 없었으면 지금과 같은 시장을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플라스틱에 따라붙는 문제는 항상 그 뒷처리다. 부패하지 않는 이 물질이 결국 야적장에 쌓여서 이 지구의 미래를 어떻게 위협할 것이냐는 질문이 따라 다닌다. 잡식성의 바다새들 뱃속에서 한가득 나오는 플라스틱들은 생태계교란의 사례들이다. 저자는 절대 찬사도 절대 분노도 없이 사실을 짚는다. 포장지로 비닐대신 종이를 사용한다고 한들 결국 종이제조와 운반에 드는 에너지 소모를 고려하면 별 장점도 없다는 것. 석유 대신 유기물로 플라스틱을 만든다 한들 이 역시 지구의 미래를 위해 옳은 선택이라는 뚜렷한 근거는 없다는 것.

 

책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재활용의 맹점이다. 우리는 플라스틱을 분리수거하면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면죄부를 얻는 느낌을 갖는다. 그러나 이 재활용이 결국은 과잉의 죄악에 대한 속죄의 의례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우편물을 보내면서 굳이 그걸 비닐 봉지에 포장해넣는 회사들 때문에 개탄을 하곤 했다. 필요 이상의 소비 외에도 하나 하나 다 뜯어서 분리수거를 시키는 수고를 수신인에게 요구하는 무신경한 회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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