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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는 포크가 들어가 있지만 서술의 대상은 부엌에 있는 모든 것이다. 책의 맨 뒤에는 심지어 부엌도 들어가 있다. 과연 그것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겠느냐는 것이다. 저자는 이 주제의 역사학자가 아니고 주부다. 물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끝까지 파들어가는, 평범치 않은 주부. 그래서 책은 본인이 직접 체험한 부엌 가재도구들에 관한 내용이라고 해야 옳을 일이다.

 

모든 생물이 먹어야 살 것이며 인간도 그런 데서 예외가 아닌데 사람이라는 개체별 특성이 먹는다는 점에서 그리 특출나지 않으므로 거기 쓰이는 도구들은 일정한 형태로 수렴발전해나간다. 그것들은 인간이라는 개체의 수에 비하면 크게 다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냄비와 팬, 칼, 계량기, 집게, 숟가락, 젓가락 등. 결론은 이렇게 간단해 보이지만 거기 이르는 과정은 간단치 않았기에 결국 이 책이 쓰인 것이기도 하고.

 

인상적인 것은 ‘갈기’다. 그냥 강판에 벅벅 갈기만 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강판이 있기 전의 사건은 좀더 숙연하다. 고형물의 식재료를 누군가가 팔이 빠지게 갈아야만 했다는 것. 그래서 갈아야 한다는 행위는 사회의 계급을 전제로 했었다는 것. 며칠 전 17대 종손의 고택에서 하루 머물면서 갈아낸 음식들은 아무 생각없이 입에 넣던 일이 갑자기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책의 마지막은 부엌이다. 우리가 집의 한 부분으로 당연히 받아들이는 부엌이 당연한 것은 물론 아니었다는 이야기. 부엌은 이제는 유명한 사건인 후르시초프와 닉슨의 ‘kitchen debate’의 주제였던 것이다. 어떤 이데올로기가 더 인민을 위한 부엌을 만드느냐던 말싸움. 결국 책은 포크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사는 것과 먹는 것, 그리고 생각하는 것을 모두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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