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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에 관한 내 궁즘증의 하나는 뇌에 관한 것이었다. 자연선택의 결과로 어렵게, 간신히 오늘의 모습을 갖춰온 인간의 몸에서 뇌는 왜 그리 과다한 용량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질문을 간단히 정리해주고 있다. 일단 이 때 사용되는 단어는 “과잉설계(overdesign)”다. 건물 이야기할 때 종종 등장하는 그 단어다. “인간의 뇌는 원시사회에서 형성되었다는 점을 간안한다면 지나친 과잉설계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것을 “초선택주의”라는 단어로 반박한다.

 

저자를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진화론 책을 뒤적이다보면 어디에선가는 만나게 되는 이름이다. 이 책은 저자가 여러 매채에 쓴 글을 엮은 에세이 모음이다. 1998년 처음 번역된 책이 다시 출간되었다. 주제와 상황이 글마다 다르지만 저자는 본인의 입장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 가장 인상적인 문장을 고르라면 이것이다. “완전함으로는 진화를 입증할 수 없다. 왜냐하면 완전한 것은 굳이 역사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관점은 또다른 지독한 진화론자, 리차드 도킨스와의 입장 차이다. 쟁점은 자연선택이 종선택인지, 개체선택인지 혹은 유전자선택인지의 문제다. 내가 알기에도 분명 종선택은 설득력을 잃었다. 여기서 등장한 전복적 학자의 이야기가 바로 개체는 유전자를 실어나르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유전자선택론인데, 이 저자는 거기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다양한 주제의 글모음이다보니 신기한 관찰이 책 여기저기에 등장한다. 성서의 수태고지는 중세부터 르네상스 미술가들에게 중요한 묘사소재였다. 거기에는 당연히 천사 가브리엘이 등장하는데 이 저자는 직업적 관점을 동원해 그 천사의 날개가 제대로 모사된 것인지를 궁금해한다. 

 

좀 생뚱맞기는 하나 내게는 국가발전의 동량이 되고, 국가를 위해 충성하라는 가르침에 줄곧 거부감이 있어왔다. 이 국가는 사실 지배자의 가면이었다는 의구심 때문이다. 이 진화론 책을 읽으면 그런 요구는 결국 종선택을 강요하는, 자연의 원리와 하나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가르칠 것은 개체선택이니, 국가의 발전이 아니고 네 행복을 위해 살아라라는 자연의, 자연스런 원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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