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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더욱 유명해진 저자의 책이다. 공무원, 기자, 교수가 식사를 하면서 모두 이름을 거론해 본 그 법률이다. 물론 그 전에 국민권익위원장이었고 최초의 여성대법관이어서 이미 널리 알려진 이름이기는 했다. 이 책은 저자가 대법관으로 판결에 참여했던 사건들 중 열 가지를 추렸다. 여전히 논쟁의 대상인 주제들이다. 

 

꼭지의 제목을 읽어보면 갈등의 기억들이 새롭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 표현의 자유, 양심적 병역거부, 성소수자 차별, 호주제, 새만금과 천성산의 개발 논란, 퇴직금 분할지급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모두 대법원에서 결론이 나뉘어 소수의견을 달고 나온 판결들이고 그래서 판결 당시나 지금이나 여전히 논쟁으로 삼을 대상들이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법관들의 소수의견이었다. 물론 판결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났지만 이미 훼손된 채 운영되고 있는 국민개병제가 종교의 자유보다 우위에 있는 가치인가를 의심해왔기 때문이었다. 아쉽게 책에서는 종교의식을 강요하는 고등학교와 이에 저항한 고등학생의 사건이 강조되고 병역거부 이야기는 간단히 언급만 하고 넘어간 수준이다. 나는 여전히 이 소수의견의 논리가 궁금하다.

 

직업상 관심이 있던 다른 판결은 상지대의 상임이사 선출 사건이었다. 부패한 설립자가 전횡을 통해 학교를 마비시킨 사건. 질문은 대학의 주인이 누구냐는 것으로 수렴되었다. 대법원은 결국 설립자가 주인이고 그가 설립의 가치를 유지하는 주체라고 판단했다는 데 이 부분을 읽는 순간 참으로 화가 났다. 설립자가 무료로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자선가가 아니라면 설립자가 아니라 설립이념과 정관이 가치를 유지하는 주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책에서 지속적으로 테스트되는 것은 논리적 완결성이다. 그것이 수학적 논리가 아니고 사회적 논리여서 쟁점이 발생하는 것이고. 그런 논리의 끝단으로 치면 소위 이 김영란법에서 교수들의 외부강의료 상한선을 그은 논리가 나는 의심스럽다. 교수의 강의 준비에 세금이 투입된 바가 없다면 그 강의료 상한선을 국가가 관리하는 것은 어떤 논리를 갖고 있는 것일까. 곧 프로야구선수의 몸값, 대기업임원들의 연봉 수준도 국가가 관리하겠다고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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