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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도 저자를 알만하겠다. 에릭 홉스봄의 유고 모음집이다. 저자가 작심하고 줄거리를 잡은 원고가 아니니 서평부터 강연까지 내용이 다양하다. 그럼에도 저자가 여전히 견지하고 있던 브르주아지 문화에 대한 관심은 계속 묻어난다. 어쩌면 그런 유명한 관심 때문에 저자가 초대되어 그렇게 강연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고수들의 글이 주는 힘은 그 확신이다. 말하자면 미국의 혁명 이래 모든 혁명은 정치혁명이었으나 이란의 혁명이 그 이후 첫 종교혁명이었다는 단정. 혁명의 시대를 다 꿰뚫고 있는 저자가 아니면 이렇게 단언하기는 참으로 어려울 일이다. 

 

문화적 관심이 지대한 저자답게 건축에 대한 탁견이 빠지지 않는다. 20세기 말에 공공영역의 상징물로 세 가지 건물군이 존재하는데 그건 공연시설과 스타디움, 국제적 호텔 그리고 쇼핑 및 여가시설이라는 것. 이 중에 하나만 뽑으라면 저자는 공연장과 스타디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말하자면 앞으로도 거대 규모로 계속 지어질 건물유형이라는 것.

 

저자는 선입견 없이 부르주아지 문화가 기계적 재생산의 시대에 모습을 바꿔왔는지를 여기저기서 설명한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바로 그림과 조각이라는 것. 쉽게 입에서 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1917년생의 저자는 나이 8,90이 넘어서 행한 연설에서 정확한 데이터와 사례를 들면서 설명하고 있다.

 

원문의 문장이 참으로 유장하였을 것인데 번역은 이를 한국어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수준 미달의 문장이 속출하는 책 뒤에서 옮긴이의 설명을 읽으니 대학원생들과 독회한 내용을 책으로 낸 것이다. 책 표지의 역자는 그 책임이 본인의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으나 책을 구매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유쾌하지 않은 수사라는 생각이다. 이를 그냥 낸 출판사도 예전의 그 출판사가 아닌 듯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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