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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문장이 “바스티유 감옥에서 시작된 불길”이다. 미술책인 건 맞는데 그림을 화가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화가가 살아나간 세상을 배경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에 들어간 ‘역사’라는 단어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저자는 간단히 지적한다. 프랑스혁명으로 미술도 바뀌었다. ‘환쟁이’들에게 그림을 의뢰하는 주체가 바뀌었으니 그림이 바뀌지 않을 수 없는 건 당연하겠다.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바뀌었느냐는 것인데 저자는 프랑스의 여러 미술관에 걸린 알만한 그림들을 통해 사실을 서술한다.

 

첫 화가가 저 애매한 화가, 다비드인 것은 당연하기도 하겠다. 무지막지한 크기의 역사화로 루브르박물관의 벽을 장악하고 있는 그 이름. 책이 흥미로운 것은 어떤 역사적 배경이 화면의 모습을 규정해왔는지를 서술하기 때문이다. <마라의 죽음>에 표현된 극적인 분위기가 어떻게 정교하게 편집되었는지는 그 예.

 

등장하는 화가들은 들라크르와, 밀레, 쿠르베, 마네, 드가, 모네, 르느와르를 망라하지만 이들을 서술하는 키워드는 농부, 노동자, 일상, 혁명, 낭만 등의 단어들이다. 누구 하나도 사회적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내가 여전히 잘 이해하지 못하는 대상은 세잔인데, 내 눈이 거기서 여전히 입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겠다.

 

흥미로운 마지막 출연자는 루소다. 독학으로 화가의 이름을 얻는 사람이라는 것 다 알려져 있지만 저자는 그를 여전히 혁명의 맥락에 올려놓는다. 혁명으로 일요일을 쟁취한 근로자들 중에 그 휴일에 그림을 그려 독보적 존재가 된 이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치열하였으되 역사의 수레에 매달린 천재들의 모습으로 책은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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