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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신년음악회의 앙콜곡은 항상 ‘라데츠키행진곡’이다. 근엄해야하는 관람매너와 달리 함께 박수를 치며 호응한다는 특징이 있다. 원래 요한 스트라우스라는 부자지간 작곡가에 별 관심도 없었지만, ‘라데츠키’가 사람 이름이라는 건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몇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스트리아의 애국영웅이라는 것이다.

 

음악사를 다루는 책이 아니다. 서양 고전음악에 영향을 미친 유럽의 역사를 골라내 서술한 것이다. 번역된 책 제목이 좀 거창하게 <클래식을 ‘뒤흔든’ 세계사>로 되어있지만 일본인이 쓴 책의 원제는 <클래식의 세계사 이해> 정도가 되겠다. 종교개혁 이후 1차세계대전까지 클래식에 영향을 준 사건들만 뽑다보니 유럽의 시시콜콜한 정치사가 대거 망라 등장한다.

 

책을 읽다보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음악들의 배경을 이해하게 된다. 예를 들면 프로테스탄트 루터파였던 바하는 도대체 왜 <b단조 미사>를 작곡하게 되었냐는 이야기. 혹은 부유한 유태인이었던 멘델스존은 왜 프로이센에 살았느냐는 이야기. 그리고 베토벤 <합창교향곡>의 가사를 쓴 쉴러는 프리메이슨이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그 가사가 그렇게 통 큰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

 

음악사라면 절반이나 적어도 1/3을 차지해야 마땅할 베토벤의 이야기는 한 꼭지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특별히 베토벤에게 음악을 헌정받은 귀족들의 명단을 죄 나열해놓는다. 그들은 거의 유럽 국제정치의 주역들이었으니 베토벤 역시 그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는 건 자명하다. 베토벤은 후기의 음악을 거의 독일 마인츠의 출판사에서 출판하는데 그건 그가 본 출신이어서가 아니라 출판조건이 더 좋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라데츠키’는 오스트리아의 애국영웅이지만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침략적장이었다. 갑자기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가 비엔나신년음학회에서 ‘라데츠키행진곡’을 어찌 했을지 궁금해졌다. 2018년까지 무려 다섯 번이나 여기 등장했던 리카르도 무티의 경우에도 별 일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다. 음악은 그냥 음악으로 들으라는 이야기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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