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address will show here +12 34 56 78

땅에 먼지가 매해 0.1mm씩 쌓인다고 하자. 1 mm가 아니고 0.1mm이니 쌓이는 것인지 아닌지도 알 길이 없겠다. 그런데 이게 2만년 동안 지속된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겠다. 2m깊이의 퇴적층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2m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거기 묻힌 흔적들을 통해 ‘현생인류’ 혹은 ‘해부학적 현대인’의 등장과 이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 이름이 크로마뇽이다.

 

이야기는 크로마뇽인 전에 존재했던 네안데르탈인에서 시작한다. 둘은 침팬지에서 변화한 것이 틀림없는 종이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가 어떠했는가를 알아내는 것은 쉽지않다. 0.1mm가 10m도 넘게 쌓일만큼 오래전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유골은 파편화된 500개 정도라고 한다. 이들은 빙하기에 결국 멸종되었을 것이고 크로마뇽인들은 살아남았다. 이 책은 크로마뇽인들이 아프리카를 건너 유럽 남부로 이주하는 과정을 서술한다.

 

소위 선사시대라고 간단히 불러버리는 시기, 그 시기 인류의 모습이 그리 간단하지 않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우리가 미술사책의 첫 페이지에서 마주치는 동굴벽화, 조각들이 바로 이 크로마뇽인들의 작업이기 때문이다. 책 중간에 컬러로 넣은 그 벽화의 생생한 모습은 ‘선사고대인’이라는 우리의 단어가 얼마나 무모하게 이기적인가 하는 점을 보여준다. 3만년 전 그들은 도대체 누구였으며 그리하여 우리는 지금 누구인가.

 

책에서 놀라운 것은 이런 과정을 치밀하게 거슬러올라가는 고고학자, 과학자들의 모습이다. 미토콘드리아와 Y염색체, 해양심층빙하 등은 차라리 널리 알려진 모습이다. 깨낸 석기의 파편을 다시 맞춰가며 수만년 전의 그가 왼손잡이였을 것을 추론하는 상황에서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서로 다른 곳에서 발견된 뼈 조각이 한 동물의 몸에서 나왔음을 밝히는 것도. 그 뼈에 남겨진 흔적을 통해 그 동물이 어떻게 크로마뇽인에 의해 해체되고 식품이 되어 섭취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책 속에 들어있다. 


REVIEWS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