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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사진과 제목만으로도 저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법하다. 바로 그 <아파트공화국>과 같은 궤에 걸리는 책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예단이 크게 틀린 것도 아니지만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서술하느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와 이 책은 대단히 독특하다.

 

읽기 시작하면 우선 저자의 글쓰기 방식이 눈에 띈다. 1부 픽션에서는 문장만으로 갈래를 잡으면 만연체라고나 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인 서적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정도로 길게 늘린 만연체. 그러나 신기하게도 저자는 주어와 서술어의 체계를 잃지 않고 정교한 서술을 이어간다. 내용은 우리 아파트에 관한 것이지만 글 읽는 기분은 소설을 들고 있는 듯하다. 저자의 정교한 관찰과 탄탄한 글쓰기 실력이 뒤에 받쳐져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저자는 2부 팩트에 가서는 간결하고 경쾌한 문체로 옷을 갈아입는다.

 

책은 저 유명한 마포아파트의 항공사진을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1962년 외계에서 만들어 던져놓은 것처럼 주위와 별 관련을 맺지 않고 들어선 아파트. 거기 들어선 주 진입도로의 끝에 계획된 로터리를 통해 저자는 이 아파트가 전시와 과시를 위한 것임을 읽어낸다. 갑자기 등장하는 외국의 인물들 이름이 걸리적거리기는 하지만 만만치않은 분석력임에 틀림없다.  

 

글은 아파트에 관한 것으로 국한되지는 않는다. 우리의 사회가 어떻게 아파트로 대표되는 주거와 관계를 맺어왔느냐는 것이다. 저자는 미시와 거시, 사실과 가공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내공을 과시한다. 저자를 따라 그 과정에 묻어다니는 것은 분명 신기하고 즐거운 탐방이다. 특히 가전제품, 부엌, 신도시, 패밀리레스토랑 등이 아파트를 둘러싸고 움직여왔는가를 서술한 2부 팩트는 다른 유사서적에서 보기 어려운 혜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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