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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크림전쟁기에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 두 장에서 시작한다. 사진은 황무지 계곡으로 길이 난 풍경을 담고 있다. 차이는 한 장에는 길 위에 동그란 포탄이 널려있고 다른 한 장에는 그 포탄이 없다는 것. 질문은 어느 사진을 먼저 찍었느냐는 것이다.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이 사진이 다큐멘타리 사진이기 때문이다. 진실성의 문제가 걸려있다는 것이다. 포탄이 있는 사진이 나중에 찍은 것이라면 그건 연출된 풍경이라는 것.

 

이 사진의 진실성이 궁금해진 저자가 한 일은 화끈하다. 피사체가 된 이 유럽의 구석 황무지에 가보는 것이다. 그리하여 방위를 확인하면 그림자의 방향을 따라 시간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 사진은 빛과 그림자의 변화를 알려주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탐정과 같은 관찰력과 상상력이다.

 

이런 궁금증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갖는지는 곧 저자 스스로 규명한다. 이라크 전쟁기에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한 포로를 배경으로 웃으며 사진을 찍은 미군 병사들의 비인간적인 모습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문제의 사진 전후에 촬영된 사진을 모조리 뒤져 죽은 포로가 누구인지를 밝히고 사진 속의 병사는 이 죽음과 전혀 관계없는 다른 피사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힌다. 그 병사의 죄는 살인이 아니고 시체 앞에서 웃은 것이라고.

 

저자는 그런 관찰력의 잣대를 다큐멘터리 작가들이 남긴 몇 사진에 들이댄다. 그리하여 결국 누가 사기를 쳤는지 기어이 밝혀낸다. 그 작업이 중요한 것은 조작되고 왜곡된 사진이 우리가 상황과 사건을 오해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돌아와, 크림전쟁의 사진 순서를 저자가 밝힌 방법은 폭탄이 아니고 널려있는 돌이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돌들이 발부리에 걸려 아래쪽으로 내려와 있는 흔적을 죄 추적한 것이다. 탐정소설을 흥미롭게 읽은 독자라면 이 책에서 손을 놓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일간지에 보도되는 사진을 의구심의 눈으로 살필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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