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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저자의 컬렉션 고해성사로 시작한다. 물론 죄 지은 게 없는 저자가 어쩌다가 이런 책을 쓰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고해성사겠다. 시작점은 국사학을 전공한 저자가 대학 입학 후 첫 학술답사에서 만난 빗살무늬토기 파편이라고 한다. 박물관에 가서 만나야 할 것들을 흙속에서 만났을 때의 감동이 그를 수집의 길로 이끌었다고.

 

저자는 강남대성학원의 강사다. 좀 의외의 직업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짐작컨대 그 덕에 저자가 컬렉션을 이어갈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허용한 것이 아닌가 짐작도 된다. 책에 서술된 바, 저자의 주된 컬렉션 방법은 경매인 모양이다. 저자가 책에 소개한 수집품들은 모두 문서다. 사진을 포함한.

 

첫 등장은 광복10주년 기념우표인데 거기 등장하는 것은 독립문이다. 저자의 가치가 발휘되는 것은 컬렉션 자체가 아니고 호기심이 틀림없다. 이 기념우표에 왜 독립문이 등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호기심 역시 이 책에 서술되어 있다. 독립문은 영은문 자리에 세운 것이고 독립의 대상은 청나라였기에 광복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는 이야기. 사실 좀 당황스런 이야기기는 하다.

 

저자가 이후에 책에서 설명한 자료들은 대개 비공식문서들이다. 그것이 더 와닿는 것은 거기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은 개인들이 있기 때문이겠다. 그리고 이 책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그 개인들을 추적하는 저자의 호기심 덕분이다. 겨우 이름 석자 변변히, 혹은 간신히 남긴 그가 누구였을까 하는 호기심.

 

책에 등장하는 사연들은 대체로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손기정의 사인이 담긴 종이일 것이다. 굳이 ‘손기테이’라고 하지 않고 ‘손기정’이고 ‘코리언’이라고 써놓은 작은 종이는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남긴다. 그처럼 유명한 사람은 아니어도 10년 후 재회를 기약하며 남긴 사진 속의 그들이 약속한 그 십년 후는 한국 전쟁 한복판이고 그들은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인생의 주인공일 수도 있겠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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