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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주제다. 얼마나 매력적인지 확인하려면 반대가 되는 제목을 상상해보면 된다, 최후의 것. 이런 제목이라면 온갖 애절함과 비탄이 몽땅 버무려진 내용일 것이다. <최초의 것>은 기대 그대로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흥미진진함의 밀도는 쉽게 와닿기 어려운 먼 옛날의 이야기라는 한계를 갖기는 한다. 최초의 직립보행, 도구, 불, 언어, 무기, 옷 등. 마지막 주제는 컴퓨터인데 이건 우리가 쓰는 모니터 달린 그 물건이 아니고 원래 말뜻 그대로 계산의 기계다.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진화론책 여기저기에 심심찮게 해설되어 있다. 책들마다 조금씩 다른 장단점을 설명하고 있어서 주제를 접할 때마다 신기하기는 하다. 최초의 도구는 돌로 만든 것이다. 우리가 구석기시대라고 하는 시기가 열리는 시점이다. 저자는 구석기 사람들이 돌을 깨서 도구를 만들었다고 심드렁하게 해설하지 않는다. 원하는 모양의 돌을 정확히 쪼개기 위해서 돌은 달궈져야 하고 이것은 불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다.

 

다음은 그렇다면 처음의 불 이야기. 거꾸로 부싯돌을 내리쳐 얻었을 불은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단백질의 흡수를 빠르게 하고 인간의 어금니를 작아지게 만들었으며 이것이 두되의 발전에 촉매가 되었다는 것. 참으로 모든 것이 얽히고 섥혀 조금씩 변화하였던 모양이다. 그 변화의 기간이 장구하여 쉽게 와닿지 않아서 문제다. 이렇게 인류의 고대사를 복원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발굴물들은 3000여개에 불과하단다. 끼워맞춰 유추해야 할 시간은 700만년. 스무 세기에 한 개의 유물이 있는 셈이다.

 

이처럼 다양한 주제들을 이렇게 박진감있게 서술하는 사람이면 고고학자이기는 어렵다. 아니나 다를까, 아니 엉뚱하게 저자는 독일의 경제 기자. 그러면서 고고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 독특한 저자 덕에 수백만 년에 걸친 지구 표면의 인류사가 단 일주일만의 읽을 거리로 요약되었다. 그 일주일이 쌓인 인생은 저기 보이는 퇴적층의 얇은 한 줄도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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