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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독일어로 되어 있다. 세계사를 다루지 않음에도 거창하게 ‘문화사’로 제목을 붙일 수 있던 배경에는 구텐베르크가 거기 사람이기 때문이겠다. 그리고 활판인쇄술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루터 역시 마찬가지이겠고. 그 역사적 흔적이 묽어지는 현대에 오면 책에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독일 이름들이 등장하는 것은 독일책이기 때문이겠다.

 

책의 역사를 다룬 책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 이 책이 차별화되는 것은 산업으로서 책에 대한 관심이다. 그래서 원제의 앞에는 “저자, 출판사, 그리고 표절’이라는 단어들이 붙어앴다.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활판인쇄술 이후에 생긴 새로운 직업들이 거론되어 한다. 그리고 그들이 각각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도. 이 책이 딱 그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쓴 저자로서 관심이 가는 것은 저작권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의 모습을 갖추었느냐는 것이다. 책을 손으로 옮겨쓰던 시대에 이런 것이 부각되었을 리가 없다. 그러나 책이 쏟아지면서 책을 쓴 이와 책을 만드는 이 사이의 힘겨루기가 시작되고 결국 첫번째 저작권을 확보한 사람은 바로 괴테였다는 것이다. 책을 만들어 팔기 위해서는 출판사에서 이 장사가 되는 저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구전되던 이야기가 책으로 옮겨지는 순간부터 시작하는 책은 놀랍게도 2000년대의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책의 유통방식을 바꾸고 있는 아마존과 킨들이 과연 어떤 것이냐는 질문이다. 구텐베르크가 바꾼 세상이 전자정보 시대를 통해 바뀌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그 변화를 짐작하는 단서는 음악유통구조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음반과 CD가 독보적 음악저장매체라고 믿던 사람들이 오늘 어찌 되었는지를 보면 책의 미래가 보인다는 지적이다. 

 

계몽시대의 유업인 저작권법은 이제 디지털화에 의해 무너질 위기에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종이책은?  저자의 간단한 한 문장이 와닿는다. ‘종이책은 사멸이 아니라 소외될 위험에 처해있다.” 생각해보니 LP레코드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페이지수에 비해 두툼한 하드커버의 이 책이 과연 읽는 맛과 함께 들고 있는 맛을 선사한다. 꼭 LP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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