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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폰, 잔폰, 짬뽕은 차례로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말이다. 세 나라에 모두 존재하는 음식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화수를 건넌 귤이 달라지듯이 지칭하는 음식의 모습도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다. 짜장면과 함께 중국집에서 우리를 항상 설레게 하는 이 음식은 일본 나가사키의 화교가 원조라고 한다. 이 음식에 중국, 일본과 한국이 얽혀있는 것이다.

 

저자는 본인이 세 나라에서 지낸 생활을 구체적으로 풀어 이 책에 담았다. 누가 음식의 변화를 충실히 문서로 정리해놓기나 했을까. 그러니 음식문화를 서술하는 유일한 방식은 직접 먹어보고 물어보는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저자는 여기에 충실했다.

 

우리는 바로 우리가 먹는 것이다. 우리가 변해온 것은 우리가 먹는 것을 통해 확연히 확인된다. 요즘 뜨거운 커피의 변화, 막걸리의 부상이 바로 그런 예들이다. 책은 그런 우리의 변화를 새삼드럽게 들여다 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소주를 마셔도 참이슬이냐 처음처럼이냐의 이분법을 별로 벗어나지 못하고 맥주를 마셔도 카스냐 맥스냐 정도를 지나지 못하는 우리의 처지가 공연히 한심, 가련해 보이기도 한다.

 

<동아시아 음식문화의 역사와 현재>라는 책의 부제는 책의 내용을 충실히 설명한다. 문화라는 단어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의미를 갖고 사용된다. 하나는 생활의 양식을 지칭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음미할 대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음식문화라는 단어를 쓴다면 여기서 문화는 생활양식을 지칭하는 것이다. 좋고 나쁨의 가치 판단은 필요없고 다만 존재로 의미가 있다. 이에 비해 미술관, 음악당에 간다고 할 때의 문화는 음미할 대상을 지칭하고 우열의 가치판단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내가 보기에 두 의미가 한번에 조합되는 경우가 음식에 있는데 그 경지에 이른 것은 스시와 와인이다. 이 둘은 일상을 음미의 수준으로 올려놓은 예들이다. 의심스러우면 만화를 보면된다. <미스터 초밥왕>과 <신의 물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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