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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군더더기가 없이 ‘학’으로 끝난다. 교과서라는 이야기겠다. 그런만큼 이 분야의 이야기를 집대성해놓은 것이겠다는 신뢰가 생기는 책이다. 말하자면 이걸 읽고 나면 이 동네 이야기를 더 이상 기웃거릴 필요가 없어지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 신뢰를 확인시키겠다는 듯 책은 두껍다. 700쪽에 이른다.

진화론으로 심리학을 설명한다는 입장은 다소 발칙해보이기는 했지만 이제는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울 정도의 학문적 위치를 점유해나가는 느낌이다. 그것은 그 설명의 방식이 워낙 간단명료하고 설득력이 높기 때문이다. 그 기본 기제는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개체의 유전자를 복제하는 도구다. 그를 위해 필사적인 전략과 전술을 펼치며 이 세상을 살아나간다. 

주목해야 할 단어는 종의 유전자가 아니고 개체의 유전자다. 다른 사람의 유전자가 아니고 나의 유전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경쟁과 협력의 양 축 사이에서 사회를 이루어나간다. 때로 그 경쟁은 전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우리가 좀더 추상적 가치로 인정해왔던 지위, 명성, 사회적 지배, 자존심 등의 단어들을 모두 이 유전자복제의 한 가지 주제로 설명해 나가는데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대상이 인간이다 보니 증명을 분명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은 모두 케이스 스터디를 동반한 논문을 인용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의 의견보다 이 분야의 구성원들이 이뤄놓은 업적을 망라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교과서이기도 하고.

유전자는 입자로 이해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물처럼 섞이지 않고 병치되어 존재하는 것이다. 이를 전제로 하면 이 책의 여기저기서 등장되는 인간 행동의 수학적 모델이 이해가 쉽다. 자녀는 나의 유전자를 1/2만 공유하고 있고 그 입자의 밀도가 낮을수록 나와의 유전적 인근도는 낮아지는 것이니 나의 심리적 연관도가 낮아진다는 이야기. 외할머니가 친할머니보다 손자에 대한 애착이 더 크다는 것도 수학적 모델로 설명하고 있으니 우리는 진정 유전자의 배후 조종을 받도록 진화한 기계가 아닐까. 그 심리상태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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