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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가 권력을 투사한다는 사실이 새로울 것은 없다.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하더라도 잠시만 생각하면 그러리라고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정도가 생각보다 심하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 권력은 서로 쟁취하려는 것이기에 분쟁을 동반하고 지도는 그 분쟁의 국면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려는 유효한 수단이어왔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동해와 일본해의 분쟁도 소개되어있다. 한국해와 동해로 표시되던 그 바다는 일제강점기에 일본해로 국제적인 공인을 얻었고 그래서 정치적인 분쟁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 우리가 본초자오선이라고 하는 가상의 선이 영국의 그리니치천문대를 지나게 된 사건의 내막도 들춰보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프랑스는 자신들이 선도한 미터법을 지렛대로 강제하면서 본초자오선을 양보하려 했는데 결국 영국은 본초자오선만 챙기고 미터법은 채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영국이 자존심을 챙기는데는 성공했는데 그래서 영국의 시간대가 양쪽으로 쪼개질 뻔 했고 그래서 시간선을 본초자오선에서 양쪽으로 7.5도씩 옮겨야 했다는 이야기.

 

우리에게 익숙한 메르카토르 도법은 항해시대의 지도라고 한다. 배는 동일한 위도를 지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 그래서 극지방의 왜곡을 감수하고 이 도법을 사용해왔는데 비행기가 선박을 대체하면서 대권항로를 표시하는 극지도법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우리가 익숙한 UN의 마크에 들어있는 지도도 극지도법을 채택하게 되었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태평앙이 복판에 있는 지도를 봐오던 나는 극동(far east)라는 단어의 유래가 참으로 궁금했었다. 그리고 이 단어가 이해가 되기 시작한 것은 대서양이 중앙에 놓인 지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나서였다. 그 지도에서 우리는 저 구석에 있었을 따름이었다. 책에는 지도뿐만 아니라 지정학적인 단어들도 설명된다. ‘서구’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의 정치적 중요성이 바로 그런 예. 그래서 이 책의 원제에는 지도(map)가 아니라 투영(projection)이 들어가 있다. 그 투영의  도구가 단어와 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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