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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45억6천7백만년의 이야기다. 광물학, 고생물학, 암석학, 화학 등의 한 분야만 공부해서는 쓸 수 없는 책이다. 지구 전체의 과거 이야기니까. 대개의 역사책이 근세에 훨씬 더 많은 서술을 배당하는데, 이 책은 그런 시대감안이 전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서술의 밀도를 배정받는다. 그 역사를 이 작은 책에 밀어넣었다.

 

처음은 당연히 화학이다. 태양의 주변에서 어떻게 이런 암석형 행성이 자리를 잡게 되었느냐는 이야기. 결국 수소와 헬륨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리고 지구가 거느리고 있는 달이 등장한다. 과연 저 달은 어떻게 형성되어 저런 자리에 포박되었을까의 설명. 목격자가 없으니 결국 다수의 과학자가 동의하는 설명을 믿을 수 밖에 없다.

 

저자가 설명하는 대륙형성의 중요한 암석은 화강암이다. 태초에는 용암이 굳은 현무암 천지였으되 이것들이 규소와 결합하여 화강암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현무암보다 훨씬 가벼운 화강암은 결국 맨틀 위에 뜨게 되고 물을 밀어내는 대륙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저 괴상한 기상학자 베게너가 뜬금없이 주장한 판구조론이 등장한다. 이리저리 밀려다니는 화강암판이 어떻게 설득력을 얻게되었는지의 과정이 흥미롭다.

 

개론서이니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내용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저자의 목소리가 뚜렷한 순간은 광물과 생물의 공진화다. 심해의 열수공에서 출현했다고 믿어지는 생물체 중에서 광합성을 하는 개체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지구에 산소를 뿜어내면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광물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이야기다. 그 산소가 광물과 결합한 것이다. 생물은 지표면에 기식하는 존재로만 이해하던 독자에게는 신기한 설명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겨우 팔백만 년 전에 등장한 호미노이드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널리 알려진 캄브리아폭발 이후 적지 않는 생물 멸종 사건이 있었는데 거기 인간 이야기가 끼어드는 게 무슨 의미냐는 정도의 느낌이다. 앞으로 50억년 정도를 더 에너지를 공급할 태양의 영향을 걱정하는 것도 부질없는 일이겠고. 중요한 건 오히려 앞의 백 년이겠다. 인간은 이전 천 년 동안 태웠던 고탄소 연료의 양 만큼을 지난 백 년에 다 불살라버렸다는 이야기.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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