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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Allegro ma non troppo>다.  즐겁게가 아니고 빠르게가 옳은 이야기겠다. 악상기호로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바로 이 “빠르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일 것이다. 번역과정에서 제목이 그리 바뀐 것은 책이 그렇게 적당히 즐겁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원고의 양으로 보면 소책자에도 끼지 못할 정도라고 봐야 하니 애초에 책으로 낼 생각이 없는 원고였다는 저자의 설명이 수긍이 간다.

 

원고는 두 부분이다. 앞은 ‘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법칙’이고 뒤는 ‘중세의 결제발저에 드러나 향신료(특히 후추)의 역할’이다. 아무 관련이 없어보이는 제목답게 두 원고는 기어이 아무 연관이 없다. 공통점이라면 저자가 같다는 것과 좀 허탈한, 그래서 즐거운 입장을 견지한다는 것 정도.

 

저자는 인간을 네 부류로 나눈다. 그리고 이들을 좌표 위에 올려놓는다. 어리석은 인간은 본인이 피해를 보면서 남에게도 피해를 준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본인이 이익을 본다면 사악한 것이다. 문제는 이 어리석은 인간의 분포율이 그 모집단의 지성, 인종과 전혀 관계없이 일정한 값을 같는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백미는 바로 이 좌표다. 인간의 행태를 좌표축으로 해설한다는 점에서 바로 이 저자의 즐거움이 시작된다. 게임이론과 같은 0과 1이 구분이 아니고 0.1, 0.3의 적용이 가능한 미분화된 좌표다.

 

후추 이야기는 역사이야기다. 후추, 십자군전쟁, 정조대, 금속공 등 전혀 관련이 없어보이는 사안들이 술술 엮인다. 수 백년 역사를 시큰둥하게 나열하던 마무리는 좀더 황당하다. 1340년 영국 왕이 피렌체의 금융업자들에게 재정파산을 선고하자 빚을 받을 길이 없어진 상인들은 그 쇼크로 무역과 금융활동을 포기하고 회화, 문화, 시에 몰두하기로 했으니 그걸 부르는 이름이 르네상스더라. 읽으면서 자꾸 움베르트 에코의 <세상의 모든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 생각이 났다. 다 이탈리아 아저씨들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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