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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국왕이 용으로 상징되었다는 건 다 알려져있다. 책 표지에도 나온다. 그런데 상징을 하려면 그 대상의 존재를 규명해야 한다. 내가 관심이 있던 것은 상징하려는 그 대상이 무엇이었느냐는 것이었다. 즉 조선시대 국왕은 어떤 존재였느냐는 것.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저자는 조선의 국왕이 어떤 존재였는지를 잊지 않고 설명한다. 디자이너였다면 택하기 어려운 서술접근이었을 것이다. 책은 먼저 ‘왕’ 제도의 역사적 변천을 짚는다. 중국에서 ‘왕’이 왜 ‘황제’로 변해갔으며 그래서 남은 ‘왕’의 정체성은 무엇이냐는 것. 이것은 우리가 익숙한 ‘황제’와 ‘군주’의 관계를 넘어서는 설명이다.

 

시간의 테두리는 조선이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왕은 어떤 존재였느냐는 것이다. 개국 초기 국왕은 당연히 절대성을 하늘에 기댄 초월적 존재였다. ‘용비어천가’로 대표되는 작업이 그런 존재를 규명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저자는 중기가 지나면서 그 모습은 사대부의 논리를 따라야 하는 존재로 바뀌었다고 파악한다. 말하자면 왕실은 초월적 존재가 아니고 훌륭한 가문의 위상을 가질 뿐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조선의 국왕이 사대부들처럼 세자시절부터 열심히 공부해야 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리고 성학을 이루어야 했다는 것. 그래서 경연에 꼬박꼬박 참석해야 했고. 조선 초기 국왕의 교과서가 ‘대학연의’에서 ‘성학집요’로 바뀐 것이 바로 그 내용이라는 것이다. 국왕의 초상화는 그래서 중요하기는 했으나 제례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다는 것이고.

 

권력의 가시화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어 집어든 책인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인과관계를 명확히 설명하는 방식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무심히 들었던 단어들이 논리를 갖고 재배치되는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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