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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과 관점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현재의 한국은 18세기 조선보다 18세기 유럽에 더 가깝다고 보는 게 옳지 않을까. 또 우리는 18세기 조선을 당시의 유럽만큼도 알지 못하는 게 아닌가. 이 책은 바로 그 18-19세기 서울 양반의 일상을 드러내고 있다.

 

책의 시작은 유득공의 <경도잡지(京都雜志)>다. 매거진을 번역한 요즘의 그 ‘잡지’와는 한자와 의미가 다르다. 유득공이 19개 항목을 통해 양반의 일상을 소략하게 설명한 것을 저자가 확장해 훨씬 더 친절하고 방대하게 서술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의 내용은 말 그대로 일상이다. 머리에 쓴 것, 타고 다니는 것, 사는 집, 서재에 있는 물건들, 꽃 피우고 새 키우는 것, 술 먹고 담배피우는 것 등. 우리가 거리에서 구입하는 ‘잡지’에 등장하는 내용이 사실 고스란히 들어있다. 심지어 투전판의 타짜들 이야기까지. 문제는 그 투전의 규칙을 우리가 모른다는 것.

 

이런 책의 가치는 파편화되어 전해지는 우리의 일상의 근원을 끼워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어르신들 행차에 넌덜머리가 난 백성들이 뒷길로 다녀 피맛골로 다녔다는 이야기는 다 알려졌으나 도대체 그 행차가 어떤 것인지는 이 책을 통해야 알 수 있겠다. 견마 잡히고 거덜나는 이야기도 다 그 당시 말을 타봐야 아는 이야기들. 아니면 이 책을 읽든지.

 

조선시대 후기의 일상사에 대해서는 <조선의 뒷골목 풍경>으로 대변되는 강명관 교수의 저서가 이미 몇 권 나와 있다. 덕분에 우리는 신윤복, 김홍도의 그림을 훨씬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런 점에서 이 책도 참으로 고마운 존재다. 신윤복의 ‘쌍검대무’는 감탄스런 그림인데, 저자는 덧붙여 설명한다. 춤은 혼자 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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