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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인 책, 가장 중요한 책, 인생을 바꾼 책. 이런 책을 추천하라고 하면 나는 누가복음을 꼽는다. 구한말의 가라사대..가 등장하는 누가복음이 아니고 현대어로 번역된 누가복음이다. 나는 현대영어로 번역된 누가복음을 접하고 아마 세상에 개안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손에 땀방울이 맺혔다”는 서술을 읽는 순간 나는 내 손바닥을 펴봤다. 내 손에도 땀방울이 맺히는 줄 알고. 그것이 문장이 지닌 힘일 것이다.

 

이 책은 누가복음의 주인공, 인류역사상 가장 널리 알려졌으나 의외로 객관적인 사실은 별로 알려진 바가 없던 그를 불러낸다. 주술과 마법으로 불러내는 것이 아니고 사료의 분석에 힘입은 합리적 상상력을 통해 불러낸다. 그 시선은 비판적 접근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성서가 그의 존재 시기가 아니라 까마득한 뒤의 서술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를테면 일제시대에 처형된 이를 올림픽 시기에 서술하는 수준이다. 그러니 그 서술의 객관성을 보장할 길은 없다.

 

객관성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사료들을 함께 뒤지는 것이다. 바로 이 저자가 선택한 방법이 그것이다. 성서의 저자들은 그들의 스승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되 방증자료들은 별관심이 없으니 시큰둥하게 사실을 서술했을 것이다. 그 의심의 근거와 증거들은 복음서의 저자들이 좌충우돌하며 써 놓은 내부에 스스로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예수의 목격담을 늘어놓은 제자들은 일자무식들이었으니 구전은 각색을 요구했고 그 결과가 우리가 마주치는 복음서라는 것. 그러니 성서무오류설을 믿는 이들에게는 이 책이 소각의 대상이어야 마땅할 것이다. 

 

젤롯이 역사적 실체였음은 이미 온갖 학자들이 죄 밝혀놓은 터다. 이 저자는 예수시절에는 조직화된 젤롯당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예수는 왼빰을 칠 때 오른뺨을 대라는 허탈한 평화주의자는 분명 아니었을 것이라는 온갖 정황증거들을 들이댄다. 판단의 주체인 독자에게 그는 참으로 잘 맞춰진 퍼즐 조각을 구석구석 들이대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복음서 이후 종잡을 수 없는 사도 바울의 행적은 야고보와의 갈등구도로 간단하게 꿰맞춰진다.

 

명료한 분석에 걸맞는 저자의 글 전개는 참으로 감탄스럽다. 번역된 글이라고는 절대로 믿어지지 않는 수준으로 문장을 빚어낸 번역자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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