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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나 그림보다 사진기는 더 객관적이다. 그럼에도 사진기의 파인더 뒤에는 주관적 판단을 지닐 수 밖에 없는 개인이 서 있다. 바로 이 주관성이 사진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때로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 제국주의의 선전도구가 될 수도 있고.

 

사진이 일제강점기를 전후해 어떻게 선전기구가 되었는가를 설파한 책은 처음은 아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서 발간한 풍경집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촬영의 구도에서부터 인화의 테크닉들이 모두 뚜렷한 의지를 갖고 동원되었음은 어렵지 않게 분석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의지를 부각시켜 드러낸 책의 하나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드러내는 부분은 촬영자가 통제하는 구도다. 과연 누가 어떤 자세로 서서 화인더의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쉬운 것은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고 제국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의 이분법 구도를 지속적으로 반복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책의 후반부에서 만나는 저자의 반복적 제국주의 ‘표상’론은 책의 긴장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럼에도 사진아카이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의 입장에는 충분히 동의할 수 있다. 사진이 개관적이라고 믿어왔던 이들에게도 이 책은 경계의 시선을 갖게 한다는 미덕을 제공한다. 다만 일본의 모든 학자들의 작업이 ‘결과적으로’ 일본 제국주의 확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는 허탈한 부분이다. 예컨대 세키노다다시의 사진이 없다면 지금 우리의 한국건축사 서술이 가능하기나 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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