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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와 언주로가 만나는 곳 모서리에 봉화정씨 종친회의 현판을 걸고 있는 건물이 있다. 기억으로 그 건물의 이름은 삼봉빌딩이다. 봉화정씨의 가장 중요한 인물, 삼봉 정도전의 흔적이 도시에 남아있는 것이다. 강남의 숱한 면적이 그가 개국공신 쉰 두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을때 받은 봉토였다. 사실 그는 쉰 두명 중의 하나가 아니라 단 한명이어도 뽑혔을 것이다. 이방원은 개국공신이 아닌 임금님이므로.

 

혁명은 당대의 피로 마무리되지 않는다. 삼봉도 결국 태종에 의해 혁명의 주역에서 나락으로 추락했다. 살아남은 자가 임금이었으니 역사가 그 추락자를 제대로 서술했을리 없다. 이 책의 제목에 있는 ‘변명’은 바로 그 역사의 붓자국 너머에 존재하는 삼봉의 모습을 재조립하기 위한 의지의 결과물이다.

 

나도 알고 싶다. 조선개국기삼봉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그가 국가의 기틀로 잡은 유교철학은 이후 오백년간 조선을 지탱하던 단 하나의 힘이었고 우리의 오늘도 거기서 결국 형성이 된 것이다. 과연 그가 그리던 국가의 모습은 누가 쓴 글에 있는 것이 옳을까. 그는 명분과 정의로 뭉쳐진 과격분자였는가, 일신의 양명을 위해 국가를 이용한 과대망상증 환자였는가. 

 

책은 여전히 부족한 사료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이 확신하는, 그리하여 세상에 아직 충분히 변명을 다 하지 못한 삼봉의 모습을 성실하게 그린다. 이런 저자의 덕에 역사는 조금 더 실체에 가까와진다. 사실에 가까와진다는 의미는 아니고 균형잡힌 시각을 근거로 나름대로 판단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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