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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 사용 설명서라는 책은 없다. 이 책의 한 문장이 이런데 이유는 그 방법이 어렵거나 쉬워서가 아니다. 젓가락을 써야 할 사람들은 다 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젓가락을 쓰는 문화권의 네 나라인 중국, 일본, 베트남, 그리고 한국이 책의 출연진이다.

 

책의 앞 8할은 역사다. 누가 이걸 꼼꼼히 기록했을 리가 없으니 저자는 젓가락이라고 추측할 만한 것이 인용된 모든 문장을 찾아나선다. 그것이 과연 우리가 쓰고 있는 그 두 개의 막대기와 같은지, 다른지도 판단할 길은 없다. 저자가 그런 문장들에 앞서 들이미는 것은 신석기시대의 것인 뼈 한 쌍이다. 두툼해서 젓가락이라고 보기 주저되는 그런 무엇이 책에 사진으로 등장한다.

 

저자는 젓가락의 본격적인 등장시기를 한나라 시대로 본다. 철기 시대에는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느낌이 든다. 심지어 밥 먹는 도구까지. 그 젓가락이 대중적인 것으로 바뀐 시기는 당나라로 봐야 한다는 것이 또 저자의 진단이다. 젓가락이 뭔가를 집어서 먹기 위한 것이니 음식 이야기가 빠질 수 없어서 인용은 논어, 삼국지, 서유기까지 총 망라된다. 

 

질문은 결국 한국이다. 한국은 다른 세 나라와 달리 금속 젓가락을 쓰며 숟가락과 항상 동반 등장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그 이유를 밝히는 것이 당연히 쉽지 않겠고 추론만 있을 것인데 저자는 좀더 일찍 고기를 뜯어먹기 시작했던 것이 금속 젓가락의 이유이고 밥과 국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한국인의 숟가락 동반사용 이유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한자 저는 일본어로 하시, 우리 말로 젓가락인데 포르투칼말로도 하시라고 한다. 일본과 포르투칼의 관계가 쉽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중앙에 놓인 접시의 음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개인의 입으로 들어가느냐가 저자의 마지막 설명이다. 우리는 중앙의 국그릇에 자기의 숟가락을 담근다. 냉철히 보면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이지만 저자는 그건 위생의 문제가 아니고 그냥 사회적 습관이라고 담담히 짚는다. 저자가 뚜렷이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일본의 백화점에서 보았던 끝이 뾰족한 젓가락의 모습이 어떤 이유에 의한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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