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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발명품 중에서 인간의 생활을 바꾼 것으로 첫손에 꼽는데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 전화다. 전체 인류의 생활을 통째로 바꾸었으되 그 변화의 영상은 문화권마다 다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로 붙은 ‘전화로 읽는 한국문화사’가 좀더 명확히 이 책의 내용을 설명해준다. 중요한 것은 전화가 어떻게 변해왔느냐가 아니고 전화 덕분에 한국의 문화가 어떻게 변해왔느냐는 것이다.

 

역사책이다보니 당연히 처음 한국, 그러니까 조선말기에 어떻게 한국에 전화가 도입되었느냐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지극히 제한적인 사회구성원에게 제공되던 전화서비스는 1980년대 이전까지 여전히 특권적 도구였다. 지속적인 공급과부족 상황에서 전화기를 개별적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사회적 특권을 과시하는 중요한 도구였다. 소위 가정환경조사를 할 때 드러난 바로 집에 전화가 있는 학생이 한 둘에 불과하던 그런 시대였다.

 

1980년대 후반 단말기가 아니라 교환가의 근본적인 혁신이 이루어지면서 전화는 일상의 도구로 변해나갔다. 그리고 국민의 생활의 한 부분으로 완벽히 편재되어 나가면서 이전 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현상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저자는 1990년대 이전까지는 전화가 특권이었고, 1990년대부터는 오락이 되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종교가 되었다고 진단한다. 전화가 한국의 ‘신흥종교’가 되었다는 저자의 주장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맺는 말에서 왜 이 특정한 ‘신흥종교’가 유독 한국에서 등장하게 되었는지 해석한다. 그것은 한국인, 너희는 누구냐는 질문과도 맥이 닫는다. 저자는 이 신흥종교의 발호이유로 고독으로부터의 탈출욕구, 스트레스로부터의 탈출욕구, 공사구분없는 뫼비우스효과, 인맥사회에서의 생존술, 초강력 1극구조에 대한 저항,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구별짓기문화, 휴대전화산업의 정치경제학 등의 일곱가지를 꼽는다. 이 개별적인 진단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이 휴대전화로 바라본 한국사회,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느냐를 진단하는 흥미롭고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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