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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발명한 것으로서 가장 극한에 가까이 가있는 기계일 것이다. 극한에 이르러야 하는 이유는 이 기계가 한 국가의 안위를 거머쥐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수준의 전투기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제공권을 잃는다는 것이고 제공권이 확보되지 않으면 보병이 아무리 뛰어봐야 그 국가의 국방력은 종이쪼가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중동의 화약고소식을 전하는 외신에서 비행금지구역의 설정주체가 누구인가가 판세를 읽게 해주곤 한다.

 

비록 헤비급살상무기이지만 책을 읽은 관심은 오직 기계로서의 대상일 뿐이다. 도대체 어떤 아이디어가 저런 무시무시한 상태의 기계를 만들었으며 그것이 이른 현실은 어떤 것일까. 전쟁이라는 단어를 제외하면 참으로 매력적인 기계다. 우아하고 정교한 수준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서점에 깔린 책으로는 아마 이 책이 이 주제로는 가장 방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책이 두껍다는 것이다.

 

책의 시작은 역사다. 비행기가 전투에 처음 투입된 것은 당연히 1차대전인데 2차대전이 마무리될 즈음의 전투기 모습은 이미 그 앞의 것과 같은 종이라고는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발전한다. 생존을 결정하는 극한상황에 이른 인간들이 만든 성취다. 편편히 들어온 전설의 전투기 이름들이 깔끔한 일러스트로 차례로 등장했다가 사라져간다. 낭만적인 역사 이야기가 끝나면 항공역학, 무장능력, 전투효과 등의 꼭지다. 내용은 어렵다. 영어단어를 한글로 옮겨놓으니 괄호 안의 영어단어가 훨씬 더 쉽게 와닿는다.

 

한국도 차기 전투기를 들여오는 문제가 슬슬 전면에 떠오르고 있다. 천문학적인 재원이 소요되는 사업이니 당연히 정치적 결정이 따르는 사안이다. 문제는 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한 국가의 미래가 걸려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결정권자에 대한 도덕적 신뢰가 그래서 필요하다. 자신과 그 테두리의 미래가 아닌 국가의 미래를 위해 결정할 수 있는 책임자라는 신뢰. 전투기가 투표와 관련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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