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address will show here +12 34 56 78

간단히 말해서 고시원이야기다. 이제 도시 어디에나 있으나 여전히 변화하고 있고 여전히 쉽게 갈래를 잡을 수 없는 주거 공간. 그렇다, 주거공간이다. 우리 시대가 만든 최소한의 주거공간. 이 책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주거공간 자체가 아니고 거기 담기는 사람들이다. 청년세대라고 지칭되는 이십 대 후반 정도의 사람들이 어떻게 이 공간에 담겨있는가.

 

책은 저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옮긴 것이다. 더 이상 학술 논문이 아니니 문장은 원래보다 훨씬 유연해졌을 것이다. 과연 저자는 아주 감수성이 풍부한, 어쩌면 좀 과다한 문체로 글을 선보이고 있다. 책의 전반부는 특히 긴 문장에 자주 등장하는 쉼표가 개성적인 글쓰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좀 많이 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정확히는 모르나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이래 내가 읽은 책의 가장 젊은 저자가 아닐까 짐작하게 된다.

 

소설이라는 배경을 깔고 있는 <갑을고시원체류기>에 비하면 이 책은 오로지 실화를 무기로 삼고 있다. 저자 스스로 몇 주간 고시원 생활를 해보고 적지 않은 고시원 체류자를 인터뷰한 결과물이다. 저자 자신과 함께 인터뷰의 대상들은 모두 청년세대들이다. 이들의 마음을 한 문장으로 엮어내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있지도 않겠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불안함이다. 어디로부터인가 독립해야 하는 불안함,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불안함, 언제 가야 할지 모르는 불안함 등.

 

한국에서 주거는 계층을 구분하는 중요한 단서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은 주거가 젋은 세대의 계층을 좀더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그 계층의 이동은 좀처럼 허용되지 않되 그 벽 앞에 경제적 세습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고시원의 벽만큼 개인을 좁게 옥죄며 더 이상의 움직임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의 모습이 책에 담겨있다. 한국은 이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2세의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그 고착화의 희생양들이 고시원으로 쫓기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REVIEWS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