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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명확하게 분류하기 어렵다. 적어도 외관 상은 역사서적이다. 책의 상당 부분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부분은 책 제목이 설명하는대로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조선총독부청사 건립에 할애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역사서라기보다는 소설에 가까운 서술방식에 기대고 있다. 바로 이 서술의 주관성이 이 책을 갈래짓기 어렵게 하는 점이다.

 

책의 부제로 붙은 “과연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통치는 정당했는가?”라는 질문은 당황스럽다. 당연히 답변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른 답이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인에게 묻는다면 당연히 정당하지 않았다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문제는 저자가 그런 일반적인 반응을 넘어서는 답을 책에서 내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행스럽게’ 아직도 충실히 남아있는 우리의 ‘불행스런’ 역사적 사료를 성실하고 꼼꼼히 챙겨서 책을 서술한다. 그러나 그 서술을 채우고 있는 것은 집단으로서 일본인에 대한 일방적인 적개심이다. 안타깝게도 이 책에는 그 적개심이 소설적 서술방식 때문에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 책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눈물 보일 줄 모르던 대원군도 돌아서서 남몰래 눈물을 훔쳤으리라.”거나 “테라우치 총독은… 그때마다 짧은 수염을 쓸어내리며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와 같은 서술들은 자제했어야 했다. 게다가 떠도는 풍문을 옮기며 “…했다든가.”로 슬쩍 도망가는 서술들은 치명적이다.

 

경술국치 백 년을 맞는 지금, 한국이 이전의 국가가 아니라면 우리가 일본, 혹은 일본인을 이전 시대의 적개심으로 대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정부가 훈장을 수여한 야나기 무네요시에 대한 인색한 평가도 아쉽다. 시대와 장소에 대한 고려가 없다면 평가는 불편해질 수 밖에 없다. 분노는 쉬우나 이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우리에게는 분노보다 반성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매일 신문을 보며 느끼는데 이 책이 다시 그 점을 역설적으로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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