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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막 끝났다. 게임의 승부처가 우리를 감동하게 했지만 우리를 감탄하게 하는 것들은 바로 그 몸들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인체가 저런 일들을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곳곳에서 일었다. 엿가락처럼 마음대로 휘고, 허공에서 몇바퀴 돌고, 총알같은 물체를 피하고 막아내는 그 인체는 도대체 굼뜨고 게으른 나머지 인체들과 어떻게 다른 것일까. 그런데 이 책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나머지 인체들도 얼마나 경이로운 존재인가를 일깨워준다.

 

그림책이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기는 대단히 어렵다. 책은 또 무지 크다. 각 페이지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와 놀라운 사실이 빼곡하게 들어서있다. 그러니 의자를 뒤로 젖히고 술술 책장을 넘길 수가 없다. 인체는 뼈대, 근육, 신경, 내분비, 순환, 호흡, 피부, 림프, 소화, 비뇨, 생식의 계통으로 나누는 모양이다. 책은 딱 그 갈래에 따라 각 기관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혀를 내두를만한 정교한 그림과 사진으로 설명하고 있다. 책의 가격은 높으나 전혀 비싸다고 볼 수 없다.

 

인체의 이 복잡한 메커니즘을 알아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렬과 인생을 바쳤을까하니 감동스런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여전히 갈길이 멀기는 먼 모양이다. 얼마 전에 친구 하나가 림프계에 문제가 생겨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유독 더 관심있게 본 림프와 면역체계의 질병관련 내용은 단호하게 낙담스럽다. 유독 이 부분에는 원인은 모른다, 치료볍은 없다,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정도의 해설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이 수 천만 년에 걸쳐 조금씩 변화해왔다는데 동의한다. 진화헀다고도 표현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그렇다. 그러나 이 책에서 파헤친 내용은 과연 진화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정교하고 우아한 조직체의 모습이다. 이 신비한 구조체의 정체는 무엇일까. 지하철 안에서 아무렇게나 침뱉는 막되어 먹은 아저씨도 이처럼 결국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정교한 생명체라니.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숨만 쉬고 있어서 인체를 이루는, 1조 개에 이른다는 세포는 여전히 바쁘께 움직이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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