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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에서 1930년대 태생 세대가 가장 경제적 축복을 많은 받은 세대라고 분석한 사회학자가 있었다. 아무 것도 없는 시대에 태어나서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1970년대에 이르는 경제적 기회를 향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기회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이 책은 다른 사회학자의 관찰이다. 저자는 바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 중 꼭 두 사람을 호명하여 그들의 인생을 거슬러 추적하는데 그들은 저자의 부모님이다. 모든 인생이 다 구구절절히 다르기에 개인을 일반화할 수는 당연히 없으나 그러나 누구도 세대와 시대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니 두 개인을 통해 그 시대를 조망하는 것은 사회학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겠다.

 

저자는 개인의 관찰과 병치하여 사회를 조망하는 다른 도구로 영화를 꺼내든다. 저자는 일제시대부터 시작하여 1970년대까지 영화의 장면들을 근거로 부모님들이 거쳐 온 인생이 거기 어디쯤에 걸쳐있고 어떻게 해설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이승만, 박정희와 같이 개인으로 호명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그렇게 뭉쳐진 집단으로 이해되는 인생들이다.

 

나는 미국이 왜 이렇게 시종일관 우리에게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지 추상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어떻게 동두천이라는 도시가 미군부대의 존재만으로 형성될 수 있었는지 마음속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간단히 설명한다. 1960년 한국인 1인당 연간 GDP가 79달러였는데 당시 미군 사병 월급이 120달러였다고. 이 간단한 수치가 모든 수수께끼를 다 풀어주었다.

 

책의 공간적 중심은 광탄삼거리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익숙하게 듣던 지명이다. 같은 세대의 저자가 쓴 책의 내용은 그래서 더 감정적으로 와닿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으로 전숙희 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문학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이상하지 않을 만큼 저자는 정교하고 우아한 문장을 구사한다. 광탄삼거리 <무지개다방>의 구석에서 세상을 관찰하던 꼬마의 감수성이 책에 녹아있다. 책을 읽은 이들은 아마 모두 부모님의 일대기를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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