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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에서 제작한 중력실험 영상이 돌아다니고 있다. 실험실에서 쇠공과 깃털을 동시에 떨어뜨리는 실험이다. 진공상태라면 동시에 바닥에 떨어진다고 배웠지만 실제로 본 적이 없던 상황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동시에 떨어졌다. 갈릴레이가 이걸 봤다면 회심이 미소를 띄었을 것이다. 이 동영상이 포함된 시리즈를 바탕으로 동일한 제목으로 엮은 책이다.

 

제목에 ‘인간’이 들어간 것이 중요하다. 이 우주에서 인간이 무엇이냐는 걸 묻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철학적 질문은 아니고 과학적 질문이다. 과연 책의 전개는 논리적이다. 각 꼭지의 제목은 이렇다.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주에는 우리만 있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왜 여기 있는가,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과학자가 되기로 했다는 저자이니 그 내용이 빠질 수 없다. 바로 드레이크방정식이다. 이 우주에서 도대체 우리와 같은 정도의 지적 생명체가 얼마나 있을까를 가능성의 곱셈으로 찾아나가는 그 방정식. 기억에 <코스모스>에서는 10개 정도였다. 이 책에서는 <코스모스>보다 좀더 자세하게 그 방정식을 전개시킨다.

 

그래서 가장 궁금하고 중요한 질문은 우리말고 누군가가 과연 어딘가에 있기는 한 거냐는 것이다. 답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문제를 푸는 것과 답이 있는지 모르고 문제를 푸는 것은 전혀 다른 세계다. 그래서 결국 이야기가 이르러야 할 지점은 미래다. 우리의 미래는 도대체 어떻게 되겠느냐는 이야기.

 

저자는 인간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80%의 에너지를 화석연료 소각에서 얻는 현실에서 핵융합이 대안일 것이라는 입장표명과 함께. 그럼에도 책의 맺음말에는 인간의 죽음에 관한 불안감이 뭉쳐있는 음악, 말러의 9번 교향곡이 인용된다. 마침 이 마지막 부분을 읽을 때 그 교향곡의 4악장을 듣고 있던 터라 깜짝 놀랐다. 무지하게, 가장 느리게 연주하라고 악상기호를 써놓은 이 음악의 표기가 ‘ersterbend(죽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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