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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자동인형에서 시작한다. 이슬람 황금시대의 서적에 기록된 그 기계가 현실화되어 사람의 모양을 하고 글씨를 쓰기에 이르는 설명이다. 서기(writer)라고 이름붙은 그 인형을 만나 인생을 바꾼 여덟 살 꼬마가 곧 책에 등장하는데 그의 이름이 찰스 배비지다. 계산하는 기계를 만들겠다고 평생을 보냈고 결국 우리가 쓰는 컴퓨터의 시원을 이룬 그 이름. <인포메이션>에 등장한 이름들이 여기 다시 등장한다. 찰스 배비지, 클로드 새넌, 앨런 튜링.

 

간단히 말하면, 쓸데 없고 재미만 있는 일들의 가치다. 그걸 도대체 어디에 써먹겠느냐고 묻는 자들에게 내던지는 강력한 펀치가 바로 이 책이다. 책은 패션과 쇼핑, 음악, 맛, 환영, 게임, 놀이터의 꼭지로 이루어진다. 하나도 인류생존에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다. 자주색의 염료인 바다달팽이를 왜 그리 찾아 나서야 했느냐는 이야기. 대안은 자주색 옷을 안 입으면 되는 것인데.

 

저자가 짚은 것으로 쓸데 없는 것 중의 대표가 바로 음악이다. 생각하니 과연 음악은 음악가의 생존에 필요할 수는 있겠으나 먹고 사는 대상은 아니다. 그럼에도 동물뼈로 만든 구석기시대 피리가 발견되는 걸로 봐서 인간이 먹고사는 문제만 생각하고 살지는 않았다는 이야기겠다. 저자는 그 쓸데 없는 음악이 결국 세상을 바꾸더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음악을 만드는 악기로 가장 강력한 것이 건반악기다. 저자는 바로 이 건반의 연주방식이 글자를 쳐내는 타이프라이터의 구동방식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타이핑은 손가락을 움직여 건반 치듯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전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무릎을 칠 일이다.

 

첵의 마지막 꼭지는 커피다. 꼭 마시지 않더라고 생존에 아무 문제가 없는 그것. 그런데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하우스를 만들었고 여기서 수다를 떨기 시작하면서 민주적 담론의 생산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결국 세상을 바꾸었고. 저자는 인간이 혁신을 얻게 되는 본성을 간단하게 정리한다. 놀라움을 추구하는 본능. 놀랍고 즐거운 일들 더 많이 찾자는 권유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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