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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 지위고하, 성별계급을 모두 불문하고 사람이 갖추고 이행해야 할 기본요소를 일컫는다. 문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다보니 오늘의 상황을 설명하기 어려운 지점에 도착해있고는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양식화의 틀 안에 있는 사안들이다. 그걸 복식, 건축양식이라고 표현할텐데 먹는 것이라면 그 정도가 더 심할 것이다. 여기서 저자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름들이다. 먹는 것의 한글 이름들.

 

이런 책은 절대로 짧은 시간에 써낼 수 없다. 연관된 단어들을 계속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예외조건들을 다 찾아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국어학자인 저자가 그런 능력과 시간을 이 책에 쏟아부은 것이 확연하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에는 우리가 걸어온 역사와 문화가 다 묻어있고 묻혀있다.

 

어릴적 되풀이해 듣던 이야기가 ‘도루묵’이다. 선조임금이 피난 중에 먹고는 은어라고 부르라고 했다가는 환궁 후 먹어보고 ‘도루 묵’으로 하라고 했다는 그 이야기. 이런 카더라 설명을 저자는 단호히 배격한다. 아마 그 이름은 ‘돌묵’이었을 것이고 그게 도루묵이 되는 설명이 자연스럽다는 것.   

 

음식, 식재료를 지칭하는 단어는 크게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가 있겠다. 그런데 책 안에는 한자어와 외래어의 중간에 중국어가 있음을 알려준다. 한자의 우리 발음이 아니고 중국발음이 들어온 것들이다. 저자는 배추가 바로 그런 사례임을 알려준다. 구한말에 이 땅에 들어와서 재배되기 시작했다는 역사적 흔적을 저자가 단어로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건물 이야기도 살짝 등장하니 반갑다. 책의 후반에는 부엌과 정지의 관찰도 있다. 한반도의 서쪽에서는 ‘부엌’에 ‘아궁이’가 있고, 한반도의 동쪽과 남쪽에서는 ‘정지’에 ‘부엌’이 있다는 것. 당연히 저자는 이런 분화의 과정을 추정한다. ‘밥’은 지역별 변화가 없는 고유어인데 ‘방’은 고유어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벽’, ‘문’이 모두 한자에 기댄 단어들인데 이들의 고유어는 ‘바람’과 ‘지게’였다는 것. 그 흔적으로 남은 것이 바람벽과 지게문이라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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