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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현직 부장판사다. 아마 법정분쟁의 패소자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저 ‘억울’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저자는 이 단어가 번역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말하자면 이건 한국인들이 지닌 득특한 감정이라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이걸 감정의 영역으로 보지만 서양에서는 감정의 영역에 이게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

 

저자는 자신이 겪은 억울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자기가 초래하지 않은 사건에 자신이 일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 말하자면 자신이 초래하지 않았다고 믿는 사건인데 자신에게 금전적 피해가 돌아오는 것이다. 당연히 이건 교통사고의 사례다.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들이니 정확한 관찰과 판단도 어려운 일.

 

책은 ‘억울함’의 규정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현직판사의 책답게 법정의 다양한 사건들이 사례로 등장한다. 돈 있는 사람은 확실하게 형량을 덜 받을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돈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구속되어 있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그 억울한 사람이 줄어들게 하는 것이 판결일 것이고 그 주체가 바로 저자와 같은 판사겠다.

 

여전히 뜨거운 관심은 사형제다. 현실적으로 집행되지 않는 판결의 존재 의미에 대한 질문. 저자의 입장은 명확하다. 일단 입법부에서 사형을 규정했다면 규정대로 판결하는 것이 사법부의 몫이라는 것. 그리고 이의 집행 여부는 행정부의 몫이고. 법관은 사회적으로 합당한 정의가 무엇인지 판단하여 사형을 선고할 따름이라는 것.

 

책에 들어있는 사건들은 일상적 상황으로는 설명이 곤란한 것들이다. 온갖 갈등이 사회적 변화를 거치면서 증폭되는 사례들이다. 종중사건, 간통사건, 호적문제들이 모두 여기 해당된다. 세상이 간단할 리 없으니 법도 판단도 바뀌어나가는 사회의 단면이 이 책에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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