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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역사라기보다는 과학자의 역사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과학적 발전과 발견의 무미건조한 서술이 아니고 그걸 만들어낸 사람들에 좀 더 서술의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여타 세상살이 이야기처럼 우아하고 멋있게 서술이 시작되고 끝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업치락뒤치락 하면서 오늘까지 이어온 내용을 저자는 들추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토마스 쿤에 의해서 부각된 ‘과학혁명’이라는 것에 대해 시큰둥하다. 위대한 천재가 어느 날 혜성처럼 등장하여 판을 뒤집어엎는 극적인 그 순간은 이해하기는 쉽고 멋있어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저자가 “과학적 혁명이 역사의 주류가 된 것은 2차 세계대전이 지나서였다”고 서술했을 때 그 시기는 <과학혁명의 구조>가 서술된 때를 지칭한다. 저자는 과학에서 혁명은 있을 수도 있고 없었을 수도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독자가 과거를 보는 방식에 달렸을 뿐이라고 단정한다.

 

과학자라는 단어는 영국과학기술지흥협회(British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가 3차 연례회동했던 1833년에야 처음 만들어졌고 20세개 초가 되어서야 완전히 인정된 표현이라고 한다. 그 호칭이 경멸이 아니라 칭찬을 의미하게 된 것도 비슷한 시기. 의사들은 마을 약재상과 산파들을 자신들의 영역에서 밀어내고 대학에서 훈련과 시험을 치른 부유한 남자로 제한해 나가면서 선망의 직업으로 자리를 잡고 권위의식도 팽배해졌다. 책은 시종일관 개인으로서의 과학자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고민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그런 개인.

 

원제는 아주 담담하게 <A Four Thousand Year History>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하나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 묵직한 내용의 책에 <우리가 미처 몰랐던 편집된 과학의 역사>라는 가십성 제목이 붙은 것을 저자가 알면 대단히 불쾌해 했을 것이다. 편집자는 미처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편집자는 우리가 모두 몰랐으며 기존의 과학사가 편집된 것이라는 관점표현을 통해 이런 역작을, 읽고 내다버릴 잡지처럼 만들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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