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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번역서가 그렇듯이 한글 제목은 원문제목보다 호들갑스럽다. 원제를 그냥 옮기면 <움직이는 하늘과 땅: 코페르니쿠스와 태양계> 정도 될 것이다. 그럼에도 한글 제목이 책 내용을 상당부분 압축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지구가 움직인다고, 혹은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사람들 중 왜 코페르니쿠스만 과학사에서 오늘의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중심에는 바로 그 책,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가 놓여있다. 이 책의 내용이 어떻게 프톨레마이오스의 부족하되 무난한 이론을 대체했느냐는 것.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수학이다. 말하자면 그 이전에는 수학이 철학에 비해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지 못했다는 점. 수학이 자연을 서술하는 언어로 인정을 받게 된 것과 이 책이 수학을 통해 태양계를 설명했다는 것의 일치점이 바로 코페르니쿠스를 전면에 올려세웠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코페르니쿠스가 운이 좋았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이 시대의 과학사 책들이 거의 드러내는 바지만 코페르니크스는 참으로 집요한 인간이었던 모양이다. 이론과 현상이 어긋나는 점을 도저히 참을 수 없고 그 점을 스스로 설득하고 해결해야 속이 시원해지는 그런 인간.  1543년 발간 이래 1600년까지 그의 이론에 설득된 사람은 열 명 남짓한 정도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가 세워놓은 설명체계를 케플러라는 괴물이 완전한 수학적 모델로 집대성하면서 세상은, 아니 생각의 세상은 뒤집어졌다.

 

이 짤막한 책에는 흥미진진한 사연들이 적지 않게 실려있다. 그럼 지구는 왜 태양을 돌고 있을까. 그 이유를 설명한 단서는 영국의 의사 윌리엄 길버트라는 사람이 제공했다고 한다. 나침반을 만들면 바늘의 북쪽이 조금 아래쪽으로 기울어지는데 그는 그 바늘이 지표면의 북쪽이 아니고 동그란 지구의 북극을 가리키기 때문이라고 추론했다. 그리고 지구는 거대한 자석이라는 것도. 천체의 움직임에 자력이 개입하는 순간이다. 참으로 역사의 여기저기 엄청난 고수들이 많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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