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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확신에 가득한 화끈한 책이다. 간단명료한 구도를 기반으로 단호하게 서술하는 책이라는 이야기다. 저자는 결론을 뒤에 두고 흠미를 끌며 이야기를 펴나가는 방식에는 애초에 아무 관심이 없다. 본인이 상정한 구도, 즉 카스트에 기본해서 현대사를 읽어내겠으며 그 결론은 이것이라고 이미 책 서두에 선언을 하고 시작한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카스트다. 인도의 카스트를 원용한 이것은 세습을 전제로 하는 닫힌 계층을 지칭하는 계급과 확실히 다르다. 물론 인도의 카스트도 아니다. 저자는 직군체계의 개념인 카스트를 귀족과 군인, 현인과 사제, 상인, 그리고 노동자나 소작농집단의 네 가지로 나눈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 어떻게 권력이 분배되고 쟁취되었는지를 설명한다.

 

통사책이라고 하기에는 현대사의 비중이 과다하다. 책의 1/10 정도를 지나면 이미 현대사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노동자집단이 권력을 장악해본 사례는 없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나머지 세 카스트 집단에 항상 매수되어 왔다는 것이 저자의 관찰이다.

 

제목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20세기에 들어서 어떻게 상인 카스트가 사회의 권력을 장악하게 되었는가의 설명이 책의 척추다. 상인은 지속적으로 권력을 키워왔고 그 하이라이트의 지점에서 타격을 입었으니 1920년대의 불황과 2008년의 금융위기라는 것이다. 이때 상인들은 군인이나 현인 카스트와 타협을 해야 했다는 것이고. 참고로 저자가 현인 카스트라고 하는 건 한국의 단어로 치면 지식인 정도가 되겠다. 

 

저자가 지목하는 상인의 대표주자는 2008년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투자은행이다. 한국은 저자가 분석하는 진단에서 살짝 비켜난 사회다. 저자는 20세기의 건축가들도 지목한다. 이들은 사회주의적 현인 집단이었다는 것. 저자가 선택하는 사료가 자의적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세상을 보는 시각으로 신선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인상적인 문구. “카스트 질서는 포용성이 가장 낮아질 때 가장 취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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