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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만난 통렬한 책이다. 한글 제목의 대답 때문이 아니고 왜 대학이 이 사회에서 필요한지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컬럼비아대학교 영문과 교수인 저자는 대학교가 무엇이었고 현재 어떤 상황이고, 그래서 앞으로의 가치는 무엇이어야 하는지 우아하되 단호하게 짚어준다. 그가 소위 아이비리크스쿨의 교수가 아니었으면 쉽게 단언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내가 알기로 역사상 대학은 세 종류의 길을 거쳤다. 볼로냐, 파리의 지식조합이 첫 대학의 모습이고 훔볼트에 의한 베를린대학은 기관형(institution)으로 바뀐 대학이다. 이 제도는 미국으로 가서는 연구기관이 되었다는 것이다. 앞의 두 대학이 교육기관인데 비해 미국에서의 대학은 연구기관이 된 것. 그래서 저자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칼리지와 연구기관으로서의 유니버시티를 굳이 구분한다. 지식의 전수기관과 지식의 생산, 대체기관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질문은 당연히 교육에서 시작한다. 가르치는 일은 “인류가 죽음을 기만하고자 고안한 방법들 중 하나”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교육받은 시민이 필요한데 그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 바로 대학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 대학의 기원을 찾기 위해 볼로냐까지 가지는 않고 그냥 미국의 대학의 시작점을 찾는다. 하바드대학을 비롯한 몇 익숙한 학교명이 등장하는 순간이다.

 

미국 대학이 현재 당면한 이야기들은 고스란히 한국의 문제로 등가치환된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내부 상황과 맞물린 것이 어떤 학생들을 선발하느냐는 것이다. 미국인들 대학 졸업장이 사회진출 시에 쥐어드는 무기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 입학에 개입하는 가치관의 논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사회적 기득권 계층의 자녀들의 대학 진학률이 훨씬 높은 현 상황에서 대학이 취하는 입장은 그 사회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바로 변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교육에 대한 관심은 없고 연구에만 열중인 동료교수들, 혹은 그들이 생존하게 만들어놓은 제도에 대해 비판적이다. 비록 기득권의 수혜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어도 결국 이들이 사회에서 행해야 할 일을 가르치고 깨닫게 하는 방법이 교육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미래가 여기 달려있다는 것이고. 오래된 종교가 오늘의 교육을 생각하는 기준점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면 이제 그 자리에 놓아야 할 것은 민주주의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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