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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권의 책은 한 저자의 작업이다. 여기서 ‘한’이 강조되는 이유는 다루는 내용의 방대함 때문이다. 그냥 공간적 범위가 넓다는 의미가 아니고 여러 분야에서 골고루, 그것도 만만치 않은 내공의 깊이를 갖춘 저자가 여럿 모여야 나올 수 있는 책이 한 저자에 의해 서술되었다는 의미다. 물론 다루는 공간은 한반도 전체고. 더욱이 그 기행이 한 번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몇 차례에 걸쳐 반복해서 이루어진 것이 더 책을 무겁게 만든다.

 

제목대로 옛 사람의 발길을 따라가려다 보니, 저자는 고지도를 샅샅이 뒤지고, 연관된 온갖 문서들을 들춰낸다. 그 고문서들이 모조리 한문으로 되어 있으되 인쇄본과 함꼐 필사본이 섞여 있으니 일단 그 한문실력에 기가 죽는다. 게다가 저자는 도시학자답게 광역적 지형을 읽어내는 능력에서 탁월함을 과시한다. 이런 실력으로 중무장한채 수 십년에 걸쳐 발품을 팔아 축적한 결과물이 이 책이다.

 

기행은 몇 가지 주제를 통한 지역별 꼭지로 묶여 있다. 각 꼭지는 자동차로 부지런히 다니면 사나흘 걸릴 분량들이다. 전국에 퍼져있는 사찰, 서원, 향교를 돌아다니다보니 건물 자체에 관하나 서술은 소략하다. 저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다른 저서에서 찾기 힘든 내용들만 간략하게 강조하고 다음 행선지로 허위허위 넘어간다.

 

서술은 경어체로 일관되어 기행가이드를 가장하고 있다. 이러저러하게 찾아보면 더 좋을 것이라는 권유도 적잖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 짐짓 친절한 문장과 빠른 발걸음 속에서 저자는 중요하고 단호한 의견들을 빼놓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이렇다. “우리 옛 건축에서 차양이 있는 건물은 … 네 군데밖에 없습니다.” 문장 머리에 “내가 알기로는”과 같은 전제가 없는 이런 단호한 문장들이 숨어있어 책은 발걸음만큼 쉬 읽히지 않는다. 시간을 들여 읽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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