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address will show here +12 34 56 78

빙하를 뚫어보면 수 만년의 퇴적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건 이제 신기하게 들리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퇴적층은 당시의 기후를 증언하는 중요한 도구이며 그래서 지금 지구 온난화 문제는 심각한 주제라고 이야기하는 책은 하품이 나오는 지경이 되었다. 이 책도 거칠게 말하자면 그 구도에 들어가겠지만 내게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것보다는 그 결론을 내는 과정에 뛰어든 과학자들의 전기로 읽힌다.

 

바람처럼 왔다가 구름처럼 밀려가는 것이 날씨라면 그 허망한 흔적을 찾을 수는 있을까. 그 지나간 비바람과 기온의 흔적을 찾아 내기 위해서는 창의력, 끈기가 모두 필요한 가치가 되겠다. 게다가 위대한 천재가 갑자기 등장할만한 사안도 아니니 적지 않은 과학자들이 꼼꼼하게 이뤄낸 업적 위에 한 줄 퇴적층을 얹는 작업이 지속되어야 그 고기후의 흔적을 짐작할 수 있겠다.

 

여기서 등장하는 과학자들의 관찰력, 상상력은 참으로 경탄할 만하다. 바다에 퇴적된 유공층의 몸을 이루는 탄산칼슘의 방사성동위원소를 계측하여 기온의 변화를 유추한다는 생각을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 방사성동위원소의 계측방법과 그 계측결과의 적용에는 또 어떤 배경 학문의 퇴적이 이루어져 있어야 하는 걸까. 겉보기에는 별로 상호연관이 없어보이는 사안들이 서로 고기후를 예측하는 도구로 쓰이고 그 결과가 상응하고 있으니 거기 의구심을 품기도 어렵다.

 

이 책에서 다양한 고기후 예측의 방법은 결국 극지방의 빙하 분석에 이른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시대의 기후 안정성이 생각만큼 확고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다가간다. 화석연료의 사용을 억제하라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보다 과학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기 위해서 읽어야 할 책이다. 기후의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지구의 천문학적 움직임일 것이라는 것이 조심스런 마무리. 


REVIEWS

REVIEWS

REVIEWS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