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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은 좀 당황스럽다. 책의 내용과 별 연관이 없기 때문이다. 언어에 관한 책은 분명 맞는데 역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언어학자가 쓴 책이되 역사적 서술의 틀이 없는 언어수필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물론 가치가 없는 책이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원저는 공손하게 <언어에 관한 작은 책>이라고 내가 제목을 붙인다면 <언어의 힘> 정도로 하겠다.

 

40개의 꼭지로 이루어진 책은 언어의 다양한 모습과 가치를 설명한다. 물론 거기에는 말의 기원이나 언어의 변천에 관한 내용도 있다. 다만 각각 그중 한 꼭지로 다뤄졌을 뿐이다. 그런데 중요한 질문은 이 책의 바로 그 한 꼭지에 들어있다. 언어는 왜 필요한가.

 

영어를 기반으로 쓴 책이니 사례가 영어들이지만 언어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가치판단은 다 같거나 비슷하겠다. 그것은 정확한 언어가 왜 필요하냐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베이비토크에서 그치지 않고 정확한 언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저자는 그 언어가 발화자의 사회적 위치를 설명하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사실 영어는 분명 한국어보다 계층 분화가 뚜렷한 언어일 것이다. 특히 영국에서 쓰는 영어가 그렇다. 그것은 영국이 뚜렷한 계급사회이기 때문이고 각각 계급에 속한 이들이 사용하는 단어들부터 다르다는 이야기. 화장실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단어도 다르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다.

 

결국 이 책의 근본 가치는 저 막심한 주제인 언어의 다양한 측면을 곰곰이 생각해볼 단초를 제공해준다는 데 있을 것이다. 심지어 단어가 어떻게 정치적 공정성을 획득하고 제공하느냐는 문제까지. 다루는 주제가 언어다 보니 400쪽이 넘는 두툼한 책이 결국 ‘작은 책(little book)’이라는 제목을 얻게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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